잡담 :: 다음카카오의 다음은 무엇인가

1. 

 

김동조(이하 조) 문창극 얘기를 좀 해야 할텐데.

 

신기주(이하 주) 그러게요. 그런데 사퇴한 사람 얘기를 이제와서 또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도 싶네요.

 

하긴. 곧 새로운 총리 후보가 등장하면 다 묻히겠죠. 안대희 후보 때 그랬던 것처럼. (오늘 오후 정원홍 총리 유임이 발표됐다)

 

주 참극 얘기를 해봐야 입만 아프니 그 얘긴 새 총리 후보가 나올 때까지 뒤로 미루죠.

 

역시 오늘은 그럼 다음카카오 얘기?!

 

정치 얘기는 지겨우니까 기업 얘기를 하자고는 했는데, 걱정되네요. 티스토리도 다음 소유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까요?!

 

(웃음) 해보죠. 문창극 보단 낫겠네요.

 

2.

 

다음 주가가 지금 얼마인가요? 이사님이 더 잘 아실 것 같은데요?

 

115000원 정도 되죠 (6월 25일 종가는 116,400원이었다). 합병 발표 전보다는 많이 높죠. 사람들이 이틀 상한가 이후 삼일 째 되던 날부터 많이 팔았죠. 합병이 좋은 뉴스이긴 하지만 30% 이상 오를 뉴스라고 보진 않은 거죠. 그러다가 카카오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생기면서 다시 올랐어요.

 

팔았던 사람들은 왜 그랬을까요?

 

제가 사람들한테 많이 받았던 질문이고, 다음 주식을 갖고 있던 사람에게 던졌던 질문이 "도대체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해서 무엇이 좋으냐"라는 거잖아요.

 

(똑같이) 도대체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해서 무엇이 좋아요?

 

이틀 상한가에도 팔지 않고 심지어 삼일 째 상한가가 풀리는 날까지 그 주식을 들고 있던 사람조차도 무엇이 좋은지 대답을 못 하더군요. 아마 지금 다시 상승하면서 들고 있는 사람도 대답을 잘 하진 못할 거에요.

 

파는 사람들은 그 계산을 못 해서 파는 거겠죠. 다음이나 카카오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시원한 답이 안 나오니 원.

 

아마도 가장 심플한 논리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면 라인과 네이버가 같이 있는 구조와 같게 된다는 거였어요.

 

겉보기엔.

 

그럼 네이버가 그랬던 것처럼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라는 건데. 네이버와 라인은 거의 독립된 비즈니스 실체를 갖고 있고 사업이 일어나는 공간도 다르죠. 그런데 다음카카오는 별도 회사를 합병해서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네이버와 라인이 시너지가 나서 높은 가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 사실 라인이란 회사가 갖고 있던 포텐셜이 어느 순간 높은 가입자와 높은 이익으로 나타나면서 네이버 가격을 높게 만든 거죠.

 

합병 발표를 했을 때 기자들이 질문했었어요.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냐, 앞으로 어떻게 서비스를 융합할 것이냐, 에 대한 대답을 양쪽 회사들도 못 해요. 차차 시너지를 찾아가겠다라는 것인데. 거기서 일단 의문점이 생겨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포트폴리오만 결합한 거죠. 포장지만 하나가 돼버린. 방송에서 어떤 아나운서가 모바일과 PC가 결합하니까 좋은 거 아니에요, 라는 질문을 하던데 일반인들이 보기엔 그렇게 보일 수 있죠. 그게 반영돼서 주가가 올랐던 건 분명한데 그것에 대한 해답을 못 해주지 못하면 주가는 다시 하락하겠죠. 그렇다면 진짜 질문은 그걸 두 회사가 모르지 않았을 텐데 왜 병합했을까.

 

3.

 

단기적이고 현실적인 이유가 있잖아요. 카카오는 직접 상장을 기다리기엔 몇 가지 부담스러운 이유들이 있었죠. 내부 인력이 자꾸 빠져나가는 상황이었고 나스닥과 코스닥 시장이 나쁘지 않을 때 빨리 상장을 하는 게 낫다는 계산도 있었고. 합병을 하고 보니 다음이 갖고 있는 3000억 정도의 현금 자산을 당장 쓸 수도 있고. 다음은 어쨌건 간에 괜찮은 개발 인력들이 있으니 상장 이후에 빠져나가는 인력들을 상쇄시킬 수 있죠.

 

올해 1월 6일에 카카오가 상장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게 2015년 5월 상장이 원래의 목표였어요. 그런데 IT업계에서의 1분기는 다른 업계의 1년이라고 하니 6분기 후에 상장을 하겠다는 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죠. 1년 반 뒤에 상장을 하겠다니.

 

상장 타이밍을 너무 늦게 잡았죠.

 

원인은 지금 짚으셨던 것처럼 내부 사정이 있겠지만, 우선 2013년 9월 정도부터 카카오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됐던 걸 기억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랬죠

 

일단 가입자 속도가 굉장히 눈에 띄게 둔화된 게 2013년 초죠. 그러니까 1년 전부터 시장 둔화를 예측은 했으나 대비는 못 했죠. 상장 준비는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결국 2014년으로 해가 바뀌면서 일단 상장한다고 던져놓고 수습을 해 보자 정도의 의도는 읽혔죠. 물론 경영진들의 의견은 다양하게 있을 테니 실제로 어땠을지는 모르지만 던졌던 건 분명했어요.

 

하지만.

 

맞아요. 하지만, 상장을 공식화하고 나서도 뚜렷하게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찾지 못했던 거죠. 그게 카카오가 직접 상장대신에 다음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을 선택한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요. 이렇게 분석하면,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과연 미래 성장을 노렸다고 얘기할 수 있을만한 건설적인 합병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는 거예요.

 

좋게 해석할수도 있고, 나쁘게 해석할수도 있는데. 사실 카카오톡을 처음 만들었을 때 김범수씨도 이것이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둘 거라고 확신하진 못했을 거에요. 제가 들은 소스에 의하면 김범수씨가 초창기에 카카오에 투자해달라고 지인들에게 부탁을 했다는데 부탁을 받은 쪽에서 검토를 해보니 내부적으로 의견이 꽤 갈렸다고 해요. 투자를 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사람들도 '뭐 큰 포텐셜은 없어 보이나 발을 걸쳐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도였지 열렬한 건 아니었고. 목숨을 걸고 학연이나 지연 때문에 그런 곳에 투자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다고 해요. 결국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데 투자했으면 지금 200배 정도 됐겠네요.

 

아, 그래요? 이제 목숨을 내놔야겠는데요.

 

(웃으며) 뭐 그 바닥에선 쉽게 있는 일이죠. IT 업계의 변화의 속도로 볼 때 회사의 미래가치가 잘하면 지금의 2배일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지금의 절반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은 사실이죠.

 

사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김범수 의장이여도 여기서 더 높은 가격을 기대하고 1년 반 있다 상장할 것이냐 아니면 지금 가격으로 상장을 할 수 있다면 할 것이냐를 놓고 본다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게 전략적으로 맞을 것 같아요.

 

4.

 

사실 상장이란 게 상장하고 나면 주가가 더 올라가고 매출이 증가하고 성장할거란 걸 기대해야 하는데 지금 카카오는 성장에 별 동력이 없어요. 사실 적당한 타이밍을 복기해보면 2013년 6월 정도에 1억 명 돌파를 했거든요. 그때만해도 카카오는 대단한 회사인가보다, 불과 2,3년 만에 엄청난 성장을 했네, 라는 측면이 있었죠. 게다가 경쟁사인 라인도 잘 나가고 있었지만 국내에서의 영향력은 카카오가 압도적인 게 사실이었고요. 한 때는 경쟁자라고 불렸으나 지금 라인 가입자가 4억 명이 넘어가는 수준이니까. 그 때만 해도 라인은 아직 상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고 카카오는 가까워 보였는데, 실기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실기했던 원인은 두 가지인 것 같아요. 하나는 카카오페이지라는 걸 만들었잖아요. 메신저라는 건 유통망이니까 유통망에다 집어넣을 컨텐츠를 만들어보겠다고 카카오페이지를 만들어서 모바일컨텐츠를 유통시키려고 했으나 모바일로는 컨텐츠 생산이 안 되더라는 거죠. 두 번째는 인도네시아 진출을 시도했잖아요. 라인이 일본, 스페인에서 잘 되는 걸 보니 카카오도 해외로 나가서 해 보려고 했죠. 하지만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실패했죠. 2013년엔 카카오 경영진 대부분이 인도네시아에 가 있단 얘기도 있었는데. 국내에서의 질적 성장과 해외에서의 양적 성장을 모두 시도했으나 거듭 실패하죠. 그러다 실기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SNS 메신저를 처음 카톡이 만들고 나서 라인도 시작하고 다음도 곧 따라갔죠. 사실 라인은 후발주자로서 상당히 힘들었어요. 국내는 이미 카카오가 선점을 했고 해외에서도 고전하고 있었죠. 일본에서 라인의 존재감이 올라가게 된 계기는 동일본지진이였어요. 문자도, 전화도 잘 안되던 시절에 라인이 터지면서 대박이 났고. 사실 지금 스페인에서 출발해 남미 지역을 먹게 된 이유도 스페인에 열차사고가 전기가 되었다고 하잖아요. 사업에는 운도 좀 따라줘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어쨌든 지금 보면 전세계 SNS메신저는 3, 4분할 돼있는데. 카카오는 정신 차려보니까 한국에만 갇혀 있는 상태죠.

 

라인 같은 경우엔 어쨌거나 운이 따라줄 때까지 입을 벌리고 기다릴 힘이 있어요. 그전까지는 네이버 재팬이 내부적으로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광고물량의 차이였다는 얘기도 듣긴 했어요. 카카오가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 메신저 시장이 중국 위챗과 미국 와츠앱과 아시아 라인인데. 지금 공백 상태가 동남아 정도였던거죠. 그 동남아 중에서도 인도네시아로 갔으나 거기서도 라인한테 밀리는 거예요. 광고 물량때문에. 아까 말씀하셨던것처럼 동일본 대지진이 났을 때 라인의 운이 작용하는 부분도 있으나 일단 네이버에서 쏴주는 총알이 결국은 결정적인 차이였다는거죠.

 

그랬을 겁니다.

 

상장과 해외진출에 있어서 전략적 미스가 굉장히 반복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실질적인 한계. 이게 복합적으로 카카오 경영진을 괴롭혔던 게 아닌가.

 

5.

 

근데 어떤 의미에서는 전략적 미스의 진정한 주인공은 사실 다음이죠.

 

주 (심호흡을 하면서) 이제부터 다음 얘기군요.

 

어떻게 보면 다음은 상당히 괜찮은 툴을 만들어놓고도 조금 푸쉬해보다가 네이버한테 안되나봐, 하고 접고. 항상 조금 하다가 그만두죠. 게임도 만들어 놓고 좀 푸쉬하다가 안 돼나 보다, 하고 접고.

 

심지어 게임도.

 

두 가지 이유가 있겠죠. 일단 덩치와 맷집이 네이버한테 안 되니까.

 

근데 문제는 다음이 한 때는 1등이였잖아요.

 

1등이 그렇게 전락했다는 건 결국 리더쉽이 부족했다는 거겠죠.

 

잠깐만. 우리 지금 이것도 다음 블로그인데. 수위 조절. 그냥 가죠.

 

(웃음)

 

말씀하신 것처럼. 원래 IT 기업의 본질은 비전이고 그 비전을 수행할 개발 조직이 있는 게 맞는데. 다음에는 비전이 부족해 보였어요. 왜 그렇게 됐을까요? 한 때 다음이 네이버보다 앞선 1등이었잖아요. 사실 김범수 대표가 네이버를 이끌던 2003-4년에 역전된 거지 그 이전에만 해도 다음이 1등이고 네이버는 진짜 별 볼일 없었어요. 모두가 다 다음 썼죠. 한메일 쓰고 카페 가입하고. 그러던 기업이 왜 역전을 당하게 되고 왜 리더쉽을 잃은거냐죠.

 

이건 논란의 여지가 있을텐데요. 저는 이재웅 창업자가 뒤로 빠진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봐요. 역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창업자가 끌어가지 않으면 전문 경영인이 뭘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게 IT업계의 속성이라서. 사실 다음이 지난 수년 동안 매출도 이익도 쪼그라들었거든요. 2014년이 지금 반 년 정도 지났는데 다음카카오 매출을 합해도 네이버의 20% 밖에 안돼요.

 

제가 놀라운 지표를 하나 봤는데요. 2014년 1분기 네이버 영업이익하고요. 다음의 2013년 1년간 영업이익이 비슷, 아니, 오히려 네이버가 더 많아요.

 

매출로 보면 20%가 조금 넘는 정도인데. 문제는 이익은 10% 조금 넘어요.

 

아니, 그러면 2등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관계와 비슷한데.

 

(웃음) 근데 더 재미있는 건 올 해 매출 추정을 보면요. 작년에 비해서 올 해 네이버 매출을 좀 보수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15% 늘어날 걸로 보고 공격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30% 가량 늘어날 거라고 봐요. 근데 영업이익 추정을 보면 네이버 매출이 15% 증가할 거라고 보는 사람들은 영업이익이 거의 40% 정도 늘어날 거라고 보고 매출이 30% 늘어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영업이익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거라고 봐요. 사실은 네이버가 갖고 있는 장점은 매출 확장성이기도 하지만 압도적인 영업이익도 무시 못해요.

 

6.

 

다시 합병 얘기로 돌아가면, 그렇다면 이 합병은 언더독 더하기 언더독이라는 거잖아요.

 

근데 저는 이 합병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어 하는 쪽이에요. 언더독이 평생 언더독으로 살라는 법은 없잖아요. 하지만 위너는 언더독을 만나려고 하지 않으니 언더독은 언더독을 만나 언더독을 면하는 길을 찾아야죠.

 

(허탈한 듯) 언더독 더하기 언더독이 시너지가 나요?

 

내야죠. 못 하면 영원한 언더독으로 살아야죠. (웃음) 다음은 리더쉽의 부재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김범수 의장의 등장으로 장점으로 바꿔야겠죠. 그리고 다음은 PC에서 놓친 주도권을 모바일에서 뺏어와야죠. 모바일에서 주도권을 가져 온다는 것은 결국 게임하고 컨텐츠 사업이잖아요. 다음은 모바일에서 무엇인가 시도하고 있긴 하죠. 하지만 매끄럽게 흘러가는 것 같지 않은 듯한 느낌이 있어요.

 

다음은 '모바일 원년'을 선언하며 좌충우돌 했어요. 마이피플은 실패했죠.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의 아젠다를 던졌는데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 하는. 박근혜 정부인가?

 

(웃음)

 

리더쉽의 부재와 끈기의 부재같은 것들이 조직 안에 있어서 실패한 거죠. 근데 문제는 합병을 하면서 이제까지 해오려고 만지작거렸던 것들이 전부 원점이 됐잖아요. 지금 구조조정이, 조직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가 일을 하겠어요.

 

네이버의 2013년 매출이 2.3조 정도 되거든요. 근데 그 중에 80%가 광고 매출이고 거의 20%가 컨텐츠 매출이에요. 이익률은 떨어지겠지만 다음도 크게 다르진 않겠죠. 네이버는 경기가 좋지 않아서 광고 매출이 떨어지는 걸 라인과 기타 컨텐츠나 게임같은 새로운 매출로 끌어올렸어요.  라인의 매출 구조를 보면 게임 비중이 절대적이에요. 자꾸 게임을 사회악처럼 취급하는 관료들의 인식이 있긴 하지만 게임은 모바일 산업의 미래에요. 우리가 앱에서 다운 받는 40% 정도가 게임인데 매출은 80%가 게임이니까 게임을 말하지 않고 모바일 시대를 말하는 건 우습죠. 앱중에서도 게임 앱은 엄청난 수익성이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니까. 네이버가 라인을 통해 일본에서 내놓은 게임들은 다운로드 수를 보거나 이익률을 봤을 때 괜찮아요.

 

제가 반론을 한 번 던져보면요. 게임 컨텐츠의 수명이란 게 직선으로 올라가다가 급강해요. 내려오다가 바닥으로 쳐요. <애니팡>이 가장 먼저 올라갔고 대부분 게임들이 가파르기가 그보다 못 하고 굉장히 빠르게 내려와서 시장에서 퇴출되거든요. 그 사이클을 겪어보기 전이니 카카오는 올라가면 또 올라가는 줄 알았겠죠.

 

(끄덕끄덕)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넥슨 게임들이 특이한 건 올라간 다음에 또 올라가고 또 올라가요. <카트라이더>가 10주년 됐거든요. 정말 넥슨의 놀라운 점이죠. 반면 카카오의 경우에 이 게임의 확장성 내지 연속성에 한계가 있어요. 모바일 게임을 대하는 사람들의 속성은 씹던 껌을 버리듯이 쉽게 버리니까요. 계속 끌어올릴 수 없다면 계속 새로운 게임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게임을 반복해서 만드는 건 어렵잖아요. 한국 게임 생태계는 한정적이고, 모바일 생테계는 더 한정적이니까.

 

(끄덕끄덕) 그래도 게임을 택한 건 현명한 전략이었어요.

 

처음에는 메신저만 갖고 유통망을 만들었는데 여기다 뭐를 깔지 고민하다가 결국 게임을 깔았죠. 근데 게임이 되는 시점 정도가 2012~3년 정도였어요. 2012년엔 수익이 거의 없다가 2013년에 흑자를 내거든요. 근데 그 다음엔 게임업계마저도 카카오가 게임 플랫폼으로서 더 이상 아주 매력적이라고 느끼지는 못하는 거예요. 잘 되는 줄 알고 갔더니 <애니팡>만큼 안돼. 당연히 <애니팡>만큼 안되죠. 신차효과라고 하잖아요. 새로운 게임을 오픈했을 때같은 효과도 예전만큼 못 하고. 결국 다음카카오도 게임으로 답을 찾겠다고 하는 거면 옛날 답안지 꺼내서 공부하겠다는 것밖에 안 되는 거 아닌가 싶죠.

 

말씀하신 대로 넥슨이나 엔씨소프트의 게임들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도 계속하고 이익률이 좋아지죠. 어렸을 시절 게임할 때는 돈이 없어서 못 샀던 것들을 이제 3,40대가 됐으니 얼마든지 사겠다는 정서도 있고. <애니팡>을 10년 동안 할 리도 없지만 <애니팡>을 하면서 뭘 적극적으로 사진 않겠죠.

 

그렇다면 정말 세상에 애니 팡이죠.

 

7.

 

그러니까 라인은 게임에서 많이 벌고 스티커 팔아서 돈을 벌고 있지만 SNS 메진저를 둘러싼 게임의 포커스는 두 가지로 옮겨가고 있는 듯 해요. 하나는 컨텐츠겠죠. 컨텐츠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거냐. 그리고 다른 하나는 ASOP(안드로이드 오픈 마켓)에 얼만큼 디폴트로 깔 수 있느냐의 승부요. 라인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데 꽤 많은 공을 들였어요.  근데 지금 후발주자인 카카오가 이제 이 경쟁에 뛰어들어서 라인의 라이벌이 될 수 있을까.

 

어렵겠죠. 지금 이사님이 말씀하신것처럼 메신저가 중요한 건 메신저가 앵커플랫폼이여서잖아요. 스마트폰 안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게 앵커 역할을 하는건데. PC의 경우에는 홈페이지를 바꿀 수 있었지만 모바일은 아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런처를 한 번 해보려고 했는데 런처가 안되잖아요. 다음도 실패했고. 모바일은 특정한 화면이 아니라 특정한 앱을 갖고 하는 거란 걸 배웠죠. 그래서 메신저가 앵커 플랫폼이 되긴 했는데 문제는 앵커만으로 배가 뜨는 건 아니잖아요. 앵커는 잡아주는 역할인 거고 배가 있어야하는 건데 그게 말씀하신 것처럼 컨텐츠일 수 있어요.

 

역시 컨텐츠죠.

 

다음카카오는 PC와 모바일의 결합이라는 건 표면적인 거고, 본질은 앵커 플랫폼을 하는 메신저에다가 다음의 컨텐츠를 묶으면 되지 않겠냐 그런 거예요. 그 그림은 언뜻 보면 굉장히 괜찮아요. 근데 이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페이스북과 와츠앱의 규모로 보면 다음이 갖고 있는 컨텐츠가 카카오의 메신저 앵커를 통해 모바일화하는 게 가능할 거냐는 게 문제인 거죠. 

 

(웃음) 미모는 있으나 어떻게 연애를 해야 할지는 잘 모르는?

 

(웃음) 다음이 갖고 있는 컨텐츠도 약점이 많다는 얘깁니다. 외부 신문에서 갖고 온 미디어 컨텐츠만 해도 그렇고요. 생각 밖으로 자생적 콘텐츠가 많지 않아요. 다음 메일은 더 이상 안 쓰니까 카페 정도가 다음이 갖고 있는 중요한 원천 컨텐츠죠. 티스토리도 아직은 초기 단계고. 다음이 갖고 있는 자기컨텐츠는 상대적으로 별로 없어요. 미디어야 어디나 뿌려지는 뉴스 포맷일뿐인거고. 게임은 뭐 사실 이제 초창기로 카카오가 더 잘하고 있는 거고.

 

그래서 네이버에게 밀린 거였죠.

 

검색 정도가 카카오와 결합했을 때 그나마 앞으로 기대할만한 거겠죠. 검색은 사실 흥미로운 컨텐츠인데 검색이 되는 어떤 컨텐츠를 만들어야 할까 또 다른 문제에요. 다음이 PC 시절에도 컨텐츠가 부족해서 트위터가 검색되도록 만드는 지경이었으니까요. 컨텐츠 더하기 메신저란 그림은 맞는데 양쪽 다 부족해요. 메신저 유통망은 좁고 컨텐츠를 흘려들일 저수지의 물은 생각보다 적고. 심지어 이 물의 상당수는 남의 물을 빌려오는 수돗물이라는거죠. 이게 약점이죠.

 

8.

 

근데 네이버가 한국에서 구글을 제치고 검색시장에서 압도적인 판도를 구축하고 있는 건 지식검색을 비롯해서 가내수공업적인 방법으로 IT산업에 접근한 결과라는 게 흥미로워요.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한국에선 검색을 사람들이 직접 해 주고 있는 거예요. 손으로.

 

그래서 검색보다는 멸종되어 가고 있는 포탈이 아직도 막강한 영향을 차지하고 있는 거죠.

 

노동 검색.

 

문제는 그나마도 다음은 네이버처럼 집요하게 하지 못 하고 포기해 버려요.

 

돈이 없어서 그래요. 돈이 없으니까 일정 정도 이상의 매출이 안 나오면 더이상 우리 돈 못 넣어, 이러면서 중간에 접는 거죠. 네이버는 마구 집어넣으니까 휴먼 검색을 수 천명씩 쓰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검색이 나오는 거고.

 

같은 방법으로 경쟁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죠.

 

전세계적인 흐름은 다음과 카카오를 합하는 컨텐츠 더하기 유통망의 형태가 맞잖아요. 앵커플랫폼을 가져가는. 그게 페이스북 더하기 와츠앱인 거고, 텐센트 더하기 위챗인거고, 라쿠텐 더하기 웨이보인 거고. 그 흐름은 맞아요. 네이버 더하기 라인도 그렇고. 흐름은 맞으나 전략은 팔로우하는 본인들한테 그 모델을 추구할만한 저력이 있느냐는 거죠. 페이스북만해도 대부분의 컨텐츠는 페이스북의 가입자들이 만들어내는 자기 컨텐츠에요. 근데 포탈은 말씀하신 것처럼 대부분 빌려오는 컨텐츠인데 거기서 유통망을 가져온다고 해서 그림이 나오냐. 라는 의문을 합리적으로 던져볼 수 있죠. 안 된다는 건 아니고.

 

그래서 다음이 걸어가야 할 길도 모바일 환경에서 소비될 컨텐츠를 집요하게 만드는 거죠. 길은 정해졌으니 어떻게 뛰어갈 것인지 고민해야 해요.

 

9.

 

김범수 의장은 컨텐츠에 대한 굉장한 애정이 있어요. 카카오스토리 만든 것도 상당히 많은 것들을 유료화하면서 한 건데. 사실 그 애정은 거꾸로 얘기하면 네이버에서 보고 배운 것들일 거에요. 네이버에서 게임이라는 컨텐츠를 만들었던 사람이니까. 모바일 유통망을 만들었으니 이걸 어떻게 이어 붙일까 고민했겠죠. 근데 모바일의 한계는 모바일로 컨텐츠를 소비하기는 하지만 컨텐츠 생산은 못 한다는 거죠. 스마트폰으로 지식 검색은 하지만 답은 안 달아요. 그러니까 생산은 결국 PC에서 할 수 밖에 없다는 거예요. 그걸 결합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까진 알겠는데 다음의 컨텐츠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거예요.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건 카카오페이지로도 해결이 안 됐던 문제에요.

 

아까 말한 것처럼 모바일에서 소비될 컨텐츠가 모바일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우리가 대담을 2주째 올렸잖아요. 근데 제가 제일 많이 들었던 얘기가 너무 길다는 거예요. 근데 그 사람들이 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모바일로 보기 때문이에요. 책이나 PC로 볼 떄 부담스러운 분량은 아니거든요. 모바일로 본 사람의 대부분은 '길다'라고 말해요.

 

길죠. 우린 참 말들이 많아.

 

1분 짬만 나도 모바일로 컨텐츠를 소비하고 싶은 욕구는 굉장히 많고 심지어 돈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음성인식'처럼 획기적인 기술적 방법이 모색되지 않는 한, 모바일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환경은 PC일 수 밖에 없죠. 그리고 역시 PC상에서 좋은 컨텐츠를 잡아내는 선구안과 자급력은 네이버가 훨씬 강하다는 거죠.

 

역시 네이버인가.

 

네이버는 제법 알만한 필자들에게 굉장히 비싼 돈을 컨텐츠를 사요. 일반적인 신문이나 잡지같은 매체들보다 제 값을 쳐주죠. 네이버는 그 가격에 합당한 퀄러티의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셈이고 영향력 혹은 관계를 위해 필요할 때도 그 값을 지불해요. 하지만 다음의 경우에는 총알의 한계가 있죠. 그래서 똑같은 기존 작가를 대상으로 하면 경쟁이 어렵겠죠. 시장에서 이제 막 빛을 발하는, 좀 키워주면 될 것 같은 사람들을 발굴해야죠. 네이버가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즈라면 다음은  '머니 볼'의 브래트 피트가 했던 것처럼 오클랜드 에슬레틱스 구단을 한정된 예산을 갖고 새롭고 좋은 선수를 발굴해서 이기는 경기라는 결과로 가야 하는 거죠.

 

저는 다음이 이미 그걸 시도했는데 다음카카오라고 뭐가 다를까 하는 의구심이 있어요. 다음카카오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확률로 보면 쉽지 않은 게임이죠.

 

11.

 

저는 사실 이 합병이 정말 세계적 흐름처럼 컨텐츠와 유통의 결합이 되려면 네이버 더하기 카카오였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그랬다면 완전히 판이 달라지는 그림이었죠.

 

그건?!

 

물론 그냥 상상입니다. 양사 경영진 사이의 관계도 있고. 라인과 네이버는 한 회사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유저들은 언어 때문에 별개로 구분돼 있어요. 일본 사람들이 라인을 일본 거인 줄 알고 있기도 하고. 라인 사용자들이 네이버 가서 검색할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네이버 컨텐츠는 라인 유통망을 타고 흐르지 않아요. 라인 유저들과 네이버 유저들은 융합되지 않아요. 언어의 문제를 극복할 수 없어요. 카카오와 다음의 결합은 결국 국내를 벗어날 수 없죠. 네이버 더하기 라인 더하기 카카오였다면 네이버가 국내 시장을 점령하고 라인하고 카카오가 같은 유통망이 되면서 아시아 시장 전체는 다 네이버가 먹고 그 외 중국 시장과 동남아 시장은 위챗이 먹는 그림. 나머지 미국과 유럽은 와츠앱이 먹는 그림. 세계의 3분할로 가는 거였는데 이 합병을 통해서 한국만 섬이 됐죠. 아니면 차라리 카카오의 2대 주주인 텐센트가 카카오를 인수해서  중국으로 가는 게 더 큰 판인 것 같은데.

 

텐센트가 카카오를 인수한다는 설이 있었죠. 그리고 뜬금없이 들릴지 모르지만 나중에 이런 SNS메신저는 하나로 통합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되는 '합종연횡' 끝에 결국 한 놈만 남지 않을까.

 

전, 거꾸로, 메신저가 앵커플랫폼 역할을 하는 게 그리 길지 않을 것 같기도 해요. 새로운 IT기술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항상 커뮤니케이션이 거든요. IT혁명이 일어났던 98년도에 우리가 제일 먼저 반응했던 건 이메일이에요. 메신저는 이메일에서 속도만 높인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카카오톡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PC에서 썼던 이메일이 모바일 메신저에서는 실시간 형태인 메시징으로 나타나고요. 그 사이에는 PC 메신저였던 네이트온이 있었죠. 시장이 또 한 번 바뀌면 우리가 언제 카카오톡을 썼는지 기억하지 못 할 가능성이 높아요. 네이트온 쓸 때만 해도 언제까지고 네이트온 쓸 줄 알았지만.

 

이건 그냥 잡담인데 채권시장에서 거래할 때는 야후 메신저를 해요. 다른 메신저를 쓰지 않고 오로지 야후메신저만. 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냥 처음에 야후메신저를 썼기 때문에 계속 그걸 써요. 락인(lock-in)이 되었기 때문에 다른 걸로 바꿀 수도 없어요. 전 최신 버전은 거래하기 불편하니까 잔기능이 없는 구버전을 썼어요. 아마 전세계에서 구 야후메신저를 쓰는 유일한 집단이 채권시장일거예요.

 

(웃음) 야후에서도 이상하다고 그럴거야. 얘네 왜 이래.

 

야후도 알아요. 왜냐면 한국 야후가 뻑이 갈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채권시장이 난리가 났죠. (웃음) 저는 카톡을 PC에서 가장 많이 해요. 왜냐면 모바일은 손으로 쳐야 되니 힘들고 속도가 느리잖아요. 요즘 놀라운 건 요즘 홍콩이나 뉴욕에 있는 외국인 중에 카톡을 깔기 시작한 사람들이 생긴다는 거에요. 이게 써보니 생각보다 너무 편하더군요. 전세계가 하나의 SNS로 통합된다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자동 번역 기능이 완성되고 전세계 메신저가 하나로 통합되면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봤죠.

 

12.

 

저는 사실 일정기간이 되면 메신저 자체가 앵커플랫폼을 못 하게 되는 시기가 올거라고 생각해요. 뭐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우리가 쓰고 있는 디바이스 자체가 바뀔거고요. 그럼 거기에 맞춰서 메신저도 완전히 바뀌겠죠. 우리도 그걸 여러 번 경험했잖아요. 한메일 쓰다가 안 쓰고. 네이트온 쓰다가 안 쓰고. 불과 몇 년 후 우리가 뭘 쓰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죠.

 

그게 기술의 매력이자 두려움이죠.

 

시장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버리면 카카오톡과 다음의 합병이라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이사님한테 궁금한 건 이걸 선수들이 모르지 않잖아요. 선수들이 알기 때문에 합병 이후에 주가가 오르니까 싹 팔고 나갔던데 그래도 돼요?

 

두 회사에 합병에 대한 일정한 기대가 있으니까 주가가 올랐겠지만 그 기대가 어느 정도까지가 현실적인지는 결국 주가가 말해주는 거죠. 50% 이상은 너무 많은 것 같고 어느 가격대에서 결국 시간을 두고 결과를 기다리지 않을까요?

 

(짜증내며) 그래서 이게 '머니 게임'이냐고요.

 

(웃으며) 머니가 있긴 있잖아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스마트폰 SNS는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 나머지 국가들 중에서는 인도 정도를 빼면  포화상태잖아요. 인도같은 나라는 스마트폰 보급률 자체가 얼마 안돼요. 그렇지만 라인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를 상대하기 어렵다고 멍 때리고 있으면 되는 건 없죠.

 

(더 짜증내며) 다시 머니게임 아니냐고요.

 

(더 웃으며) 머니게임이죠.

 

(드디어 웃으며) 나왔다

 

MAU의 가치라는 게 누군가는 더 받고 누군가는 덜 받지만 대략 천 만 명이 1조 정도의 가치에요. 머릿수가 곧 돈인 거죠. 라인처럼 5 천 만 명 짜리의 SNS 메신저라면 대략 5조짜리인 거고. 페이스북은 한 12억 되지 않나요? 페이스북은 크니까 프리미엄을 좀 더 받아요. 천 만 명이 1.2조 정도 되지 않을까요. 결국 다음카카오가 기업가치를 올리는 방법은 해외 진출 말고는 지금으로서 다른 답은 없는 거죠.

 

카카오가 초창기에 개발자들이 많이 못 끌어오니까 뭐가 있겠어요. 김범수라는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거니까 옵션을 많이 줬죠. 그것들을 현금화시킬 필요가 있어요. 근데 상장이 안되면 힘들어지니까 카카오쪽에서 우회상장이든 직접상장이든 뭐든 해야할 문제가 있었겠고. 다음 주주들은 지표상으로 성장성이 없는 걸 다 알고 있으니 이 상황에서 합병이라고 하는 모멘텀을 갖고 주가를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었겠죠. 근데 문제는 일부 주주들은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니 의심이 되죠. 여기까지야. 라고 본 것이 아니냐는. 근데 지금 들어가다가 상투 잡는 거 아니냐, 라는 걱정을 할 수 있겠죠.

 

그런 질문이라면 누군가는 지금 주가에 탐욕을 느끼고 누군가는 공포를 느낀다고 말할 수 밖에 없겠네요.  저 역시 과도한 상승은 오버라고 보지만 기대감을 갖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것 같진 않아요. 전 2등의 미래를 매정하게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다음카카오 합병의 모멘텀 주식 부양의 동력은 8월 주총과 10월 주총인데 그 때까지 합병의 모멘텀과 기대감이 유지될까요?

 

다음이 갖고 있는 단점은 첫째는 경영자의 리더쉽이 없고 둘째는 하는 것 마다 일관성과 끈질김이 없다는 거잖아요. 마이피플이나 버드런처도 하다 마는 분위기였고. 근데 카카오는 상당한 리더쉽과 추진력이란 장점이 있으나 모바일에서 요구되는 컨텐츠 메이커로서의 역할은 못 하고 있죠. 물론 다음이 모바일 컨텐츠의 최강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카카오가 갖고 있는 장점을 레버리지 삼아 잘 해볼 수 있지 않나 기대해 보고 싶네요. 저는 하기에 따라서는 방송국이 아니라 포탈이 모바일상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해서 소비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사람이거든요.

 

제작했다 안됐잖아요.

 

가능성은 보였죠. 게다가 저는 수준에 따라서 이익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13.

 

저는 화학적 합병에 대한 흥미가 있어요. 권력 교체가 물리적 합병의 본질적 결과라면 화학적 합병은 그에 따른 숙제겠죠. 화학적 합병은 쉽지 않은 난제이지만 그 난제 자체가 긍정적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요. 합병을 하고 나면 당연히 권력 투쟁이란 이름의 생존투쟁이 일어나죠. 구조조정을 피할 순 없으니까. 다음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은 없다는 말을 철썩 같이 믿고 있다지만 합리적 구조조정을 피하긴 어렵겠죠. 사업구조개편과 조직개편을 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인력을 재배치할거고. 그런데 카카오와 다음의 조직 문화는 너무 달라요. 카카오는 속도 위주의 효율적 조직이고 다음은 지나치리만큼 수평적이지만 그 수평성이 놀라울 정도로 관료화돼있는 조직이죠. 결국 빠른 것과 느린 게 부딪치면 빨라지는 게 아니라 느려지잖아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이게 화학적 합병의 1차 난제겠죠.

 

빠른 것과 느린 것이 부딪히면 느려진다?

 

네. 그리고 두 번째는 복지 문제일거예요. 다음의 아름다운 복지를 카카오가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이냐. 사실 카카오의 복지는 옵션을 줘서 주식으로 돈 벌게 하는 건데. 다음은 돈은 많이 안 주지만 편하게 일하게 해주는 거고. 제주도 가서 일하게 해 줄게. 어려운 일 안 시켜. 뭐 이런 거잖아요. 두 문화는 엄청난 충돌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조직의 이질성이에요. 이걸 해결할 수 없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죠. 김범수 의장이 아니라 누가 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죠.

 

(웃으며) 저는 돈을 많이 안 주지만 복지로 대충 때워서 가는 문화는 다음 사람들도 되게 지겨워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느끼한 발언. 저도 다음 분들이 충분히 진취적이고 훌륭하다고 생각하긴 하...

 

(말을 자르며) 저는 조직이 잘 되는 방법은 되게 심플하다고 생각하는데. 합병된 회사의 변화는 김범수 의장이 못 이루어내면 누구도 못 하겠죠.

 

다음카카오는 카카오의 김범수가 포탈을 해보겠다고 나선 거라고 봅니다. 포털에게는 다 하기 때문에 뭐 하나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약점이 있어요. 본질은 물론 검색이에요. 매출이 가장 많이 나오지만 매출이 안 나오는 사업을 접을 순 없어요. 접으면 매출이 떨어지니까. 그럼 실적이 나빠지고  주가가 떨어지죠. 그러니까 포탈 사업은 다 끌고 가다가 결국 덩치가 비대해져요. 네이버는 다 끌고 가면서도 돈 잘 버는 몇 개 사업으로 밀어붙이죠. 라인이 나오기 전에는 네이버 경영진들도 굉장히 괴로워 했었요. 김범수 의장의 가장 큰 과제는 포탈 사업을 끌고 갈 때 어떻게 하면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겠죠.

 

잘 할 거라고 믿...

 

(말을 자르며) 구글은 검색을 하면서도 포털을 안 하잖아요. 정말 잘 되는 서비스만 집중하죠. 그런 집중력을 과연 김범수 의장이 다음 내부의 저항을 뚫고 실천할 수 있을 것이냐.

 

구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죠. 구글의 작년 매출이 500억불이 조금 넘어요. 올해는 600억불이 조금 안 될 거에요. 이중에 광고수입이 90%이고 라이센싱 수입이 10% 정도에요. 재미있는 건 클릭수로 보면 미국은 20%가 조금 안 되지만 매출 비중은 45%에요. 그리고 점점 트래픽이 웹에서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어요. 하지만 구글의 강점은 모바일에서 웹상에서만큼 두드러지지 않아요. 무인 자동차나 구글 글래스처럼 우리가 아는 구글의 혁신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하는 사업은 사실 거의 돈이 안 되는 것들이죠.

 

(시니컬하게) 무인자동차 누가 타겠어요.

 

(웃으며) 저요. 구글 글래스와 무인자동차와 통번역 서비스가 합체하여 새로운 세상을 여는 그 날이 올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날이 오기 전까지는 구글의 메인 수익은 역시 웹 상에서 이루어지는 광고죠. 이렇게 캐시 카우 역할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다른 새로운 걸 만드는 것에 성공하는 게 아마도 모든 기업들의 목표겠죠. 다음카카오의 김범수 의장도 한국시장에서 80%가 넘는 사람들이 카카오를 쓰는 상황에서 어떻게 매력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고민을 하고 있겠죠. 그런데 우회상장해서 일단 현금이 생기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합병을 왜 안 할 것이냐.

 

14.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는데 전 다음카카오라는 이름이 문제인 것 같아요.

 

(진지하게) 그래요?

 

화학적 합병에서의 해법은 김범수 의장의 카르스마가 갖고 있어요. 한메일. 전통이 있다고 반대할 수 있지만 필요 없어요. 마이피플을 없애는 건 당연하죠. "지금 메일에 투자할 시간이 어디 있어. 그거 빼"라는 말은 다음은 못 했죠. 한메일 없애, 미디어 됐어, 뉴스 됐고, 트위터랑 하는 거 그만해. 이런 걸 할 수 있을 거예요. 근데 이걸 하려면 사실 카카오가 명확하게 카카오로 만들어야 돼요. 이건 카카오인 거예요.

 

카카오다음?

 

IT업계에서는 다음이 부품으로 팔린 거라는 해석도 많이 해요. 그러니까 다음에 있는 개발자 천명 갖고 온 것이다, 몇몇 컨텐츠 빼오려고 갖고 온 것이지 다음이라는 회사 자체가 매력 있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마치 수평적인 합병인 것처럼 포장을 했어요. 다음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고. 다음에서 떨어질 주가에 대한 우려이기도 했으니 다음카카오라고 이름 붙였죠. 김범수 개인 지분이 20%이고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한 지분까지 합하면 50% 가까이 되니 이 정도의 파워를 갖고 초창기에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죠. 문제는 굉장히 수평적 결합인것처럼 보여졌다는 거죠. 그럼 선택과 집중을 하는 데는 점점 어려워지죠.

 

카카오다음은 영 이상해.

 

옛날에 신한하고 조흥은행이 그랬잖아요. 수평적 결합처럼 보이니 내부에서 파벌싸움 하느라고 몇 날을 보냈잖아요. 결국 누가 하나 이기게 돼있죠. 신한은행이 그랬던 것처럼. 항상 그래요. 그러니까 합병은 결국 생존게임의 시작인 거고. 밖에선 어떻게 볼 지 모르겠지만 평화와 균형이라는 건 거저 오지 않죠. 누군가는 죽어야 하는 거고, 누군가 죽여줘야 하는 거고요.

 

(웃으며) 은행은 전형적인 지대 사업이라 줄만 잘 서면 되는 거라서. 하지만 다음카카오는 그런 파벌 싸움 없이 그냥 김범수 회장 뒤로 줄 서고 끝날 것 같아요.

 

저는 IT산업의 특징이 파벌이라고 보는데요. 이게 공장 갖고 하는 게 아니라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뭉치는 사업이잖아요. 인더스트리 안에서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하나의 울타리를 이루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심한  파벌을 이루게 돼있고. 그 파벌은 학맥과 인맥으로 연결돼 있어요. 말이 통하는 사람들 따져보면 같은 학교 출신, 동기 출신인 경우도 많고. 그렇게 연결되다보면 IT산업에서 파벌이 아닌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다음도 재편이 되겠지만 결국 형태는 파벌 싸움이 있겠죠. 주류가 김범수 라인이라면 나머지는 항상 비주류인거고. 비주류를 다 자를 수는 없으니까. 김범수 라인 안에서도 또 검색파, 미디어파 뭐 이렇게 나눠지겠죠. 이러다 자칫하면 카카오만 갖고도 속도를 내기 어려운데 집중하지 못하고 파벌싸움과 화학적 합병 해결하다가 시간이 가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라인은 동남아를 다 먹고 인도로 가고 있겠죠.

 

(웃으며) 전 파벌 싸움을 할 정도면 삶에 성의와 욕구가 있다고 보는지라 나쁘게 보진 않아요. 다음은 그게 부족해 보였죠.

 

15.

 

그런데, 비전은 그 혼란에서 나오잖아요. 다음카카오의 유일한 장점은 뭐가 나올지 모른다는 거예요. 조직과 인력과 컨텐츠가 섞이면 혼란이 일어나면서 리더가 그걸 생산적 혼란으로 끌고 가면서 뭔가 튀어나올 수 있죠. 이사님 말씀처럼 합병을 했는데도 생산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혼란 속의 비전 같은 건 기대할 수도 없겠죠. 더 싸워야 해요. 노선과 비전을 두고. 안에서. 김범수 의장이 생산적 혼란을 기대하고 합병을 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봐요. 근데 양사에서 생산적 충동과 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냥 김범수라인으로 통합돼서 김범수 의장한테 비전을 내려달라고 버틴다? 어차피 비전이 없는데 혼란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다음카카오의 미래는 없죠. 치열한 투쟁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안 일어나면 이 주식은 파는 걸로.

 

결국 박스를 벗어나는 사고를 성공할 것이냐.

 

그 비전을 김범수 의장이 혼자서 던질 거라고 생각하면 그거야말로 올드한 사고인거고. 이 조직 안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를 상태에 기대를 걸어본다면 혹시 모르겠고. 그 상태를 유도하는 건데. 뭐 그건 야기했어요. 조직 자체에 불안감을 조성한 거죠. 전 그걸 굉장한 신의 한 수라고 보거든요. 근데 문제는 불안감에서 뭐가 나올 생각이 없다면.. 그럼 국내 시장도 얼마 못 가죠. 곧 무슨 메신저가 어떻게 새로 나올지도 모르는데.

 

두고 보죠. 다음카카오의 다음을.

 

JO&JU.

 

Posted by 김동조와 신기주 KI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