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를 잊은 것인가

1.

 

 

신기주(이하 주)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잖아요. 그런데 인사 실패에 대한 얘기는 한 마디도 안 했더군요. 여론 재판이 두려워서 공직 후보를 인선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만 했죠. 게다가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자꾸 흘리고 있는데요. 결국 청와대가 인사 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국민과 제도 탓만 하는 모양새가 됐어요.

 

김동조(이하 조) 며칠 전에 우리가 잡담을 나누면서 우려했던 일들이 고스란히 현실이 되고 있네요. 그 때 신기자는 정홍원 총리가 유임됐단 소식을 듣고 말 문이 막혀 했었잖아요.

 

(웃음) 정홍원 총리 유임 소식을 듣고 하도 답답하니까 총리 얘기로 잡담이나 나누자고 하셨던 건 이사님이십니다.

 

답답한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했거든요. 박근혜 대통령의 짜증과 분노가 느껴졌거든요. 정확히 말하자면 분노보다는 짜증이 좀 더 많지 않나. 오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보인 모습도 별 다르지 않아요. 짜증인 거죠.

 

(한숨) 어차피 총리한테 큰 일을 시킬 것도 아니었고 단지 포장지일뿐인데 여기 저기서 포장지를 두고 이 색깔 아니네 저 색깔 아니네 하고 있으니 불쾌했겠죠.

 

근데 먼저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아성찰과 반면교사가 필요한 것 같아요.

 

6월 3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선 최소한의 성찰을 기대했던 겁니다만.

 

 

2.

 

우리가 < 6.4 지방선거는 정말 무승부인가>를 주제로 잡담을 나눌 때도 얘기했던 거지만 인천과 경기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련의 오판들을 계속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고개를 저으며) 그러니까요.

 

사실 그때도 신기자가 말했었지만 인천과 경기에서 승리했고 세월호에 대한 대중의 가혹한 심판은 지나갔으니 이제부터 내가 하던 스타일대로 돌아가겠다고 하는 의지의 표명이죠. 하지만 세월호 전과 후는 분명히 다르거든요. 제가 지자체 선거가 끝난 다음에는 박근혜 정권의 레임덕이 슬슬 시작될 거라고 했었잖아요. 더 빨라질 것 같아요. 이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는 건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아닌가 싶네요.

 

이건 레임덕이 아닙니다. 레임덕은 임기말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권력 누수를 뜻하죠. 이쯤 되면 통치력의 총체적 위기죠.

 

총체적 위기?!

 

원래가 위기란 게 외부의 위협보단 내부의 실수에서 비롯되니까요. 세월호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내놓았던 두 개의 총리 카드가 다 패착이었죠. 명백한 정치적 실수입니다. 그런데 정홍원 총리 유임은 실수라기보단 오만인 것 같습니다.

 

실수가 인간을 오만하게 만드는 건 흔하지 않은데요.

 

3.

 

정홍원 총리가 사퇴하게 된 배경을 기억해야 할 겁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정홍원 총리는 정부를 대표해서 팽목항 현장에 내려갔어요. 그 때 유가족과 학부모들한테 실망만 안겨줬고 그 과정을 온 국민이 지켜봤죠. 유가족들 앞에서 정부의 총책임자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한숨) 한 시간 넘게 차 안에 갇혀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앉아만 있었죠.

 

박근혜 정부의 용어를 빌리자면, 그걸 개조하겠다며 정홍원이라는 인물한테 상징적 책임을 물은 것 아닙니까? 정홍원 총리 본인이야 억울했겠죠. 본인이 이 모든 책임을 질 필요는 없으니까. 사실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니까. 문제는 대통령 임기제에선 임기 만료 전까진 대통령한테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겁니다. 총선으로 국회 권력을 교체하거나 재보선으로 국회 권력에 균열을 내거나 지방선거로 지방권력을 교체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경종을 울려줄 뿐이죠. 문제는 이게 박근혜 대통령처럼 공고한 지지율을 가진 정치인한텐 잘 안 먹힌다는 겁니다. 대통령 직선제에선 대통령은 국회가 아니라 국민한테 직접 책임지면 되거든요. 아무리 선거로 견제를 해도 소용 없게 되는 거죠. 그래서 역시 내각제를.

 

(듣기 싫다는 듯) 유가족의 반응이 궁금해지네요.

 

(웃음) 정홍원 총리 유임 소식을 듣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했어요. 유가족분들은 정홍원 총리가 사퇴 발표 이후에도 여러 차례 팽목항을 찾은 점을 들어서 절반의 지지를 보내주셨더군요. 솔직히 저라면 배신감이 더 컸을 겁니다. 결국 해경 해체 하나 한 걸로 다 끝난 거잖아요. 물론 총리를 사퇴시킨다는 건 문제 해결의 시작이었을 뿐이나 그것조차도 안 하겠다는 뜻이죠. 지금은 해경조차 살아남기 위해 물 밑에서 조직적으로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세월호 참사는 그렇게 책임지는 사람 없이 잊혀져 가는 거죠.

 

전 정홍원 총리 유임에서 가장 먼저 받은 인상이 그거였어요.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면서 개조하겠다, 바꾸겠다고 했던 모든 일들이 진심이긴 했던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카메라 앞에 선 정치인한테 진심을 기대하는 것도 참 못할 짓이죠.

 

4.

 

새누리당은 청문회조차 하지 못 하게 한 이유를 오도된 보도와 야당의 발목잡기와 거기에 선동된 대중의 우매함으로 돌리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문창극이란 사람의 자질은 KBS에서 보도한 교회 동영상 없이 이전에 썼던 칼럼 내용들만 봐도 수준이하에요. 물론 칼럼 내용이 100% 다 나쁠 리는 없고 대략 80%의 납득 가능한 내용과 차별되는 20%의 극단적이고 수용 불가능한 내용들이 문제가 되겠죠. 100%가 상식 이하라면 그건 제도권 내의 언론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테니까. 저는 20%의 받아들이기 어려운 발언을 했던 사람을 총리로 앉혀 놓으면 언론이나 시민사회가 극단적인 발언들로 오도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어느 쪽 진영에 속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좌우파 언론인들이 극단적인 발언을 일삼아서 총리도 될 수도 있다고 나쁜 시그널을 받는 사회는 끔찍해요.

 

나쁜 시그널이네요.

 

자신이 몸 담고 있던 언론이라는 산업 기반마저 뒤흔들고 대중들의 실망을 일으키는 좋지 않은 사례죠. 그럼 문창극 주필의 교회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죠. 세상 만물이 신의 섭리고 모든 피조물이 신의 의지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모든 비극이나 희극이나 슬픈 일이나 기쁜 일이 신의 의도라고 생각할 수는 있죠. 토끼가 호랑이한테 잡아 먹히는 현상은 신의 의지죠. 하지만 신이 아무리 토끼를 사랑하고 토끼의 바람이 아무리 간절해도 토끼가 호랑이를 잡아먹게 하진 않아요. 모든 자연현상은 신의 섭리지만 호랑이에게 새끼를 잡아 먹힌 토끼에게 그건 신의 뜻이야, 라고 말하는 친구 토끼는 사이코 패스입니다.

 

전 그래요. 오늘 대화의 주제는 아니지만 한국 기독교의 한 가지 문제는 자신들만이 유일 선이고 진리라고 믿는 거예요. 다른 정의도 존재하고 다른 진리도 존재하거든요. 각자의 선과 각자의 믿음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걸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는 거죠. 그런 게 교회 밖과 교회 안의 공동체를 구분해내죠. 교회 안에서는 그 논리를 얘기하면 추앙 받죠. 그런 극단적 이데올로기를 얘기하면 할수록 독실하고 신실한 신자인 것처럼 추종 받기 때문에 교회조직 안에서 위로 올라가려면 신앙 간증이 훨씬 강렬해져야 하는 거겠죠. 사실 이건 종교 문제가 아니라 이념 문제에 가깝네요. 물론, 모든 기독교 종파나 교회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일부죠. 일부. 아주 일부. 일부.

 

첨언하자면 그게 교회 안에서 별로 극단적인 발언은 아니에요.

 

(쇼크 받은 길 잃은 양) 아이고.

 

오히려 머리 수로 보자면 주류에 가까운 발언이죠. 저는 2000년 여름에 압구정동에 있는 소망교회에서 곽선희 목사가 "선진국 국기에는 다 십자가가 있기 때문에 잘 산다"고 설교하는 걸 직접 들은 적이 있어요. 이게 농담이겠거니 했지만 그 당시 저 말고는 아무도 웃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런 형태의 믿음이 지금의 기독교적 추세에서 바라봤을 때 보편적인 발언이냐면 그렇지는 않아요. 미국만 해도 개신교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요. 동성애자들을 끌어 안는 교회는 미국 남부처럼 보수적인 지역에도 다 있어요. 다만 한국 교회의 지형도는 굉장히 한 쪽으로 쏠려있을 뿐이죠. 우리나라의 보수 교회는 사실 반공 이데올로기를 근간으로 하면서 계급적으로는 중산층을 지향하고 있어요. 문창극 주필의 설교가 기독교적 세계관을 표방한 것 같으나 실은 비슷한 계급과 정서를 가진 사람들을 토대로 한 반공 이데올로기 강의처럼 느껴질 수 있죠. 

 

오마이갓.

 

하지만 그 강의가 기독교 전체의 주장이나 정서를 대변하진 않아요. 문창극이란 사람의 신앙관에서 읽을 수 있는 건 사실 '식민지 근대화론'이에요. 하지만 식민지근대화론과 기독교 신앙은 별로 상관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우파 중에서도 극히 일부인 뉴라이트 집단들이 표방하고 있는 것이고 그들 중 일부가 개신교도일 뿐이죠. 그들이 긍정하고 싶은 건 군사 독재에요. 독재에 민주적 정당성이 없다고 해도 경제 성과가 있다면 그 성과를 통해서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것 조차도 합리화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하죠. 왜냐면 군사 독재가 만든 경제적 성과에 대한 기여가 피해보다 훨씬 크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독재의 경제적 편익이 총량적으로 클 뿐만 아니라 독재로 인해서 혜택을 본 사람들의 수도 손해를 본 사람들의 수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에 합리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그러다 보니 그런 논리의 연장선에서 일본 식민지를 합리화하는 경향을 띄게 돼요.

 

그걸 일반 대중들은 절대.

 

그렇죠. 그걸 일반 대중들 입장에서는 절대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거죠.

 

그게 친일이 되는 거죠.

 

일본 식민지로 이익을 보는 사람의 수가 훨씬 많고 그러니까 왕권 체제 하에서 피해를 입었던 일반 중인이나 상인이나 심지어 노비들이 수적으로 훨씬 많았다고 해도 그게 합리화될 수는 없어요. 박정희 시대에서 굉장한 혜택을 입었던 한국인이  박정희 시대가 좋았어, 라고 얘기하는 것과 일본인 내지는 일본에 협조했던 사람이 일제 식민지가 좋았어, 라고 얘기하는 것은 다르거든요.

 

 

5.

 

문창극이란 인물이 총리 후보자로 머무는 2주 동안 한국 사회를 뒤집어놓으면서 보여준 게 하나 있어요.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층, 특히 수구보수층은 누구냐를 드러내줬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층은 반공과 극일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공유하는 이념 집단이죠.

 

문창극은 반공은 확실했는데 극일이란 지점에서 미끄러졌죠.

 

그 바람에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하죠. 사실 내부 지지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분열시키는 카드가 되었던 거죠.

 

한국 정치 지형도를 집합론으로 파악해 보면 재미있어요. 북한과 일본은 좌파와 우파의 지형도에서 부분 집합을 차지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좌파는 친북적인 뉘앙스를 갖잖아요. 하지만 대중은 별로 친북적이고 싶지 않아요. 우파는 친일적인 성향을 감추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드러내죠. 근데 대중은 친일적인 경향을 싫어해요. 자존심을 다치게 하니까. 그러니까 좌파가 자폭하는 길은 친북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거고 우파가 자폭하는 길을 친일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거죠.

 

맞네요.

 

사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초기에 굉장히 비현실적이고 비효율적이지만 나름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냈던 것이 반일, 극일적인 성향이었어요. 아베 총리를 보고 인사를 안 한다든지, 악수를 거절한다든지. 어떻게 보면 박근혜가 투표하러 갔다가 야당 당원에게 악수를 거절 당한 뻘쭘함같은 걸 국제 정치 무대에서 아베가 박근혜에게 당했던 건데. 근데 그걸 갖고 대중들은 환호했거든요.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져왔던 지지 세력들의 반공, 극일이라고 하는 수구보수의 본질이 전두환, 노태우 또는 그 이후에 집권한 정권들을 거치면서 흩어졌잖아요. 그렇게 흩어져있다가 박근혜란 인물이 등장하면서 재결집됐던거죠. 박근혜 대통령의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지지율은 사실 흩어져있던 반공극일 수구보수층들을 규합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했기 때문일 겁니다. 거기게 보태기가 되는 게 문창극 후보자의 역할이었죠. 뜻밖에도 문창극 후보자는 그 구심점을 흩트려놓는 실수였던 겁니다. 위기는 실수에서 온다.

 

대통령이나 정권 내부, 김기춘 실장도 문창극의 발언이 진심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기 보다는 정황상 나쁜 카드라고  판단했겠죠.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일본과 대립각을 세워서 지지세력을 확보해 놓았는데 문창극이란 인물이 그걸 흐트려 놓은 거죠.

 

 

6.

 

요즘 한일 관계나 동북아 정세를 보면, 일본 아베 정권에서도 한국 국내 정세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고노 담화 재검토도 이미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카드이긴 하지만 그걸 굳이 이 시점에 흘려서 내부를 교란시키는 거죠. 문창극이 일본 편이라고 일본 보수 언론들이 얘기함으로써 일본은 한국 정치를 완전히 갖고 논거예요.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하는 건 아베와 정상 회담에선 말을 안 섞고 실무 회담에선 협상을 안 하는 정도의 냉전적 외교술이죠. 반면에 아베 정권이 한 수 위였던 거죠. 조일 회담을 하고, 평화 헌법을 뜯어 고치고, 고노 담화를 검증하면서, 실질적으로 아베는 원하는 건 다 얻었잖아요. 반면에 한국은 그저 삐져 있는 상태죠. 얻은 게 없어요. 아베는 한국의 국내 정세까지 철저하게 이용하는데.

 

새누리당에게 충고를 하자면요. 새누리당은 박정희 시대의 놀라운 경제 성과를 그리워하는 5,60 대 정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한국인이라면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민족적인 정서가 있거든요. 설령 논리적으로는 박정희 독재에 호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일제 식민지에도 호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고 싶겠지만 그런 충동을 참아야 돼요. 그걸 굳이 논리적으로 구분시키고 지지율을 획득하려 들 필요가 없거든요. 새누리당이 초심으로 돌아가 지지율을 목표로 한다면 해야 할 일은 계속 반일적 성향을 보이는 거겠죠. 물론 국가의 이해관계에서 보자면 저는 일본과 계속 척을 지는 건 좋은 외교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지율만 놓고 본다면.

 

지지율만 놓고 본다면 반일적인 정서를 유지하면서 굳이 독재가 좋은 것이었고 경제적 성과가 탁월했다고 강조할 필요가 없어요. 이미 그 지지층을 끌어안고 있기 때문에 그냥 조용히 가면 되는 거죠.

 

문창극 후보가 사퇴를 했는데 지지율이 반등할까요?

 

바닥보단 조금 올라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전에 지지율을 되찾는 건 어려워졌다고 봅니다. 우선 박근혜 정부의 정체성이 드러났어요. 마지막에 독립유공자의 감춰진 손자였다는 걸 카드로 꺼냈지만 아무리 선의로 본다고 해도 교회 동영상의 수준은 지적으로 굉장히 천박하고, 부정확한 팩트들도 굉장히 많아요. 사람들이 실은 박근혜 정부의 정체성의 실체가 무엇인가 의문을 가질 만 하죠. 박근혜 정부는 지지율에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대중들의 그런 의심은 부담스럽죠.

 

지지율이 유일한 자산이죠. 그 외엔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서 애를 쓸 테죠. 일단 정홍원 총리를 유임시킨 건 더 이상 지지율을 깎아먹으면 안되겠다라는 위기감에서 나온 고육지책이겠죠. 사실 이 지지율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대 무기이면서 최대 약점 같아요. 이것만 없었으면 좀 더 소통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늘 그렇듯 최대 강점이 최대 약점인 거죠.

 

결코 좋은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더 최악의 선택을 내리기 전에 일단 손절하고 기다리겠다. 시장이 안정되길 기다리겠다. 정신을 차린 다음에 새로운 포지션으로 가겠다, 라는 의미로 전 읽습니다.

 

7.

여기서 한 가지 묻고 싶은 건, 도대체 한국의 정부에서 총리라는 존재는 무엇일까요?

 

아무것도 아니죠. 솔직히.

 

그쵸. 근데 한국이란 나라가 이젠 대통령이 청와대도 관장하고 내각도 관리할 수 있을 만큼의 규모인 나라가 아니라고 보거든요. 대통령은 비저너리가 되고 총리는 액션을 취해서 실행을 하는 역할로 분담을 해야 하는 게 맞죠. 심지어 각 부의 장관조차도 자기 부의 모든 대소사를 관장하지 못하는데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비저너리도 되고 민원도 챙기고 내각도 관장을 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잖아요. 이게 과연 가능할 것이냐가 앞으로 전개될 국정운영의 더 심각한 문제 같기도 해요.

 

쉽지 않죠. 가능해도 문제고.

 

우선 대통령이 자신의 뜻에 맞고 자신과 마음이 통할 수 있으면서도 일을 맡길 수 있는 실행력이 있는 총리를 주변에 두지 못 했고 또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게 첫 번째 원인이겠죠. 지난 1년 반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대통령이 이 나라를 다 끌고 가겠다는 뜻이겠죠.

 

근데 문제는 대통령 혼자서 끌고 갈 수 없다는 거죠. 리더십의 스타일로 보나 지적 능력으로 보나 박근혜 대통령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에요. 대통령이 그럴 스타일일 필요도 없는 거고.

 

제도가 사람을 만들잖아요. 대통령이라고 해서 또는 통치 권력 집단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죠. 오히려 더 제도가 허용하는 최대치의 권력을 누리려고 하죠. 그게 권력의 속성이고. 다들 책임총리제를 왜 안 하냐고 얘기를 하죠. 이런 제도 아래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그 누구도 책임총리 같은 건 안 앉힙니다. 정치인 총리도 안 앉히잖아요. YS정부 때 이회창 총리처럼 언제 창부리를 돌릴지 모르니까.

 

(웃음) 창부리?!

 

지금 같은 대통령 중심제에선 대통령은 비저너리가 돼야 해요. 그 수밖에 없어요. 한국의 대통령제를 거칠게 비유하자면, 매번 국왕에 가까운 절대 권력자를 국민이 뽑아내는 대신, 그 사람이 영의정 같은 총리를 뽑아서 국정을 관리하는 제도죠.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비저너리가 될 생각을 안 해요. 대통령직 자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거죠.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정도전>에 비유하면 이방원 같은거예요. 이방원 집권기엔 삼정승이 없었잖아요. 왕도 하고 혼자 육조를 관리하겠다는 거죠. 600년 전 조선시대면 모르겠으나 21세기에 그런 식의 통치 스타일이 과연 먹히냐는 거죠. 이제까지 전혀 먹히지 않았어요.

 

(웃음) 방원아.

 

 

8.

 

지난 1년 반 동안 외교에서는 성과를 낸 것처럼 보여지죠. 그 이유가 외교에서는 대통령의 개인기가 드러나기 때문이죠. 외국에 나가서는 대통령도 여러 정상들 가운데 하나잖아요. 국가를 대표하는 1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때는 대통령이 개인의 매력이든 지지율로든 어떤 식으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어요. 국가의 내정을 관장할 때는 전혀 다른 방식을 써야 하는데 그 방식을 깨우치지 못한 거죠. 아, 이 얘기는 정말, 입이 아프네요.

 

지금까지 현실적인 퍼포먼스가 거의 없이 1년 반을 지나 왔어요. 걱정되는 건 앞으로 3년 반도 탁히 그럴 듯한 퍼포먼스가 없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거죠. 우선 경제 상황이 그리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아요. 정치 상황도. 글쎄요. 외교만 봐도 지금 정황으로만 보면 일본과 북한은 결국 수교를 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숨) 그 흐름으로 가겠죠.

 

이렇게 3년이 지나면 지금 박근혜 정부가 지닌 개인 밸류는 그냥 쓰레기통으로 처박히는 거죠.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로 가는 겁니다.

 

지금 박근혜 정부의 유일한 외교가 중국하고 가까운 거죠. 미국하고야 워낙 합을 맞춰놨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미 러시아하고 일본이 그 외교 선에서 이탈한 상태인 거죠. 근데 여기서 중국마저 돌아선다면 박근혜 정부는 동북아 외교에서 완전히 참패하는 거죠. 그래서 시진핑의 방한이 박근혜 외교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겁니다. 문제는 이때 시진핑으로부터 북한을 압박할 만한 카드를 얻어내지 못하면 그냥 선린 외교를 한 걸로 끝난다는 거죠. 요즘 중국과는 영 불편한 북한한테 웬만한 압박 카드가 통할 것이냐도 문제고.

 

결국 '통일이 대박'이 핵심이었는데 대박을 못 터뜨리고 손절만 하는 거겠죠.

 

 

9.

 

(화제를 돌리며) 제가 이번 개각에서 흥미롭게 보고 있는 건 경제부총리에요. 정홍원 총리는 더 이상 얘기할 꺼리도 없고요. 물론 다른 개각 대상들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때 워낙 문제가 많겠지만. 어쨌든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는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요. 실세 총리 역할을 할 것이고요. 총리는 핫바지인데 이번에 경제부총리를 실세로 갖다 놨어요. 이게 그나마 앞으로 이어질 국정 운영에서 복원을 기대할만한 흥미로운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문제는 이 양반의 경기 정책도 뻔하다는 거죠.

 

저는 인간적으로 최부총리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가 된 건 나쁘게 보진 않아요.

 

(웃음) 이런 걸 기저효과라고 말하죠.

 

하하. 그리고 최경환 본인이 산자부 장관과 건설교통부 장관을 유임시켜달라고 요청을 했던 걸로 봐서 누가 일을 잘하고 못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한은 총재마저도 이주열 부총재를 임명해달라고 최경환 부총리가 요청했었다는 설도 들리던데 그런 걸로 봐서는 한은도 내 영향력하에 두고 경제정책을 펴겠다는 계획을 미리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느낌이 들어서 당분간은 본인이 생각한 그림을 갖고 경제 정책을 끌어갈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만큼의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냐인데요. 코스피 지수가 3년째 제자리인데. 코스피 지수가 지금 1980-90 정도 됩니다. 근데 지금 미국의 S&P500지수는  1960이 넘었으니까 두 지수는 거의 같아졌어요. 2011년만 해도 900포인트 가깝이 코스피가 높았어요. 미국이 40% 오르는 동안 한국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의미죠. 한 경제의 퍼포먼스와 그에 대한 기대가 다른 나라의 퍼포먼스와 그에 대한 기대를 3년 동안 40%를 능가한 거잖아요. 계속 얘기하지만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적인 국가 아젠다인데 지난 3년 동안 그 아젠다를 열심히 한 건 미국의 오바마정부라는 거죠. 최경환 부총리가 들어와서 해야 할 일도 그 두 가지일 텐데.

 

과연.

 

그 두 가지를 할 것이냐. 일단 별로 아닌 것 같죠?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1년차 때는 대통령으로서 외교를 하고 현오석이라는 말 잘 듣는 액션맨을 갖다놓고 경제를 직접 챙기는 그림을 그렸다가 지금은 국가개조라는 새로운 아젠다가 툭 떨어지니까 이거 가져가고 경제는 최경환 부총리한테 맡기는 그림을 그린 것 같아요.

 

그렇죠.

 

문제는 최경환 부총리는 올드보이거든요. 창조경제, 경제민주화같은 경제 정책 형태를 하는 게 아니라.. 지금 바로 나오는 게 부동산이죠. 사실 정치인 출신이잖아요. 국회의원 개개인들한테 뭐가 가장 중요한지도 알고 있어요. 그게 부동산인거고요. 결국 새로운 형태의 경제 정책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이 원하는 부동산 중심의 경제 정책을 쓸 거고 또 폭탄 돌리기만 하는거 겠죠. 창조 부동산이냐?!

 

(웃음) 지난 번 잡담에서 특목고를 폐지해서 40대의 실질소득을 늘려주자고 얘기했지만 못할 거에요.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어요. 두 번째로 우리나라가 제조업 분야의 비중을 더 이상 늘리는 건 어렵기 때문에 서비스 분야의 비중과 생산성을 올려야 하는데 이것도 못할 거에요. 보수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해야 하지만 보수가 진보적 아젠다를 갖고 당선이 됐기 때문에 지금은 버려놓은 아젠다란 말이죠. 결국 창조경제라는 구호로 기껏해야 대학생들 벤처 자금이나 지원해 주는 건데 그걸로 가시적인 경제적 퍼포먼스가 올라가진 않아요. 아마 이젠 코스닥 주가도 올라가지 않을 거에요. 결국 꺼낼 카드는 부동산 경기 부양 밖엔 없는 거죠.

 

창조 부양?!

 

저는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는 것이 진보 진영에서 비난하는 것 만큼 잘못됐다고 보진 않아요. 여러 가지 정책이 착실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카드로 부동산을 부양해야 할 필요도 있죠. LTV나 DTI를 마구 풀어주는 건 반대지만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낮춰주고 가격 제한 같은 걸 좀 풀어주는 건 나쁘다고 보지 않아요.

 

앞으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아젠다를 두고 한 번 더 잡담을 나눌 것 같긴 합니다만. 최경환은 실세 부총리이자 정치 수완이 있으며 한은, 산자부같은 각각의 부처들을 이미 장악한 인물이죠. 현오석 부총리의 가장 큰 약점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못 했던 부분이고 리더쉽 공백이었죠. 그 경제 리더쉽 공백을 메워줄 인물인 건 확실한 것 같아요.

 

그렇죠.

 

문제는 그 리더쉽 공백을 메꾼 다음에 할 건 자신에게 주어진 것, 그게 한은의 금리든 정책 기조든 그걸 조정해서 부동산으로 갈 거라는 거죠. 그 외에 나머지 모든 것들은 정치적으로 폐기되거나 2순위로 밀리는 게 되겠죠. 이건 경제 정책의 명백한 퇴보 아닙니까. 창조 경제니 경제민주화니 이런 걸 부르짖던 정부가 이래도 되는 거냐고요.

 

근데 지금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로 3년 반을 쭉 보내면 경제적인 성적표는 굉장히 초라할 거예요. 코스피 주가같은 걸 성적표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지표긴 하죠.

 

경제성장률 같은 것도 5%를 넘기는 건 거의 불가능할거고요. 그러면 당연히 경제는 원래 기대가 없었다고 해도, 대북정책은 실패, 외교적으로는 난맥, 정치적 소통과 통합은 실패로 결론 나게 돼요. 이런 것들이 3년 뒤에 부메랑이 돼서 날아오겠죠. 그럼 결국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부동산 부양밖에 없죠. 왜냐면 우리나라에서 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떨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15% 가까이 되요.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면 소비는 살아나고 고용도 좋아지는 건 사실이에요.

 

 

10.

 

지금 흥미로운 건 국가가 퇴보, 퇴행하려고 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도 정부에서 내세우고 있는 건 국가개조라는 거예요. 하지만 뭘 개조하겠다는 건지 국가개조에 대한 디테일은 전혀 없죠. 국가개조라는 구호만 있어요. 그리고 그런 얘기가 나오게 된 배경인 세월호 참사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정홍원 총리가 유임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일어난 거죠. 그럼 국가개조는 뭐냐는 거예요. 이 실체는 어디서 찾아야 하냐는 거죠. 정치분야든, 경제분야든 대통령이 뭘 생각하는지 우리는 지금 아무런 정보가 없죠.

 

저는 국가개조를 얘기하면서 관피아 척결을 주장하는 것도 굉장히 한가하게 들려요. 왜냐면 지금 보통 사람들이 생활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절박감이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기업과 가계가 다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점점 호주머니를 열기 두려워하죠. 얼마 전 엔터테인먼트 쪽 지인을 만났는데 이제 국내에서 수익을 찾는 것은 어렵기도 하도 찾아 봤자 돈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더군요.

 

경제의 동력이 꺼져가는 느낌?

 

저는 한류 열풍에서 중요했던 것은 한국의 경제적인 사이즈, 지정학적 위치라고 생각하거든요. 5천만 이상의 인구를 가지고 동시에 국민 소득 2만5000불에 육박하는 경제를 가진 나라가 전세계에서 사실 7개밖에 안돼요. 일본을 빼면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해요. 근데 일본은 굉장히 침체돼있는 사회고 어떻게 보면 아시아 타 문화권과 적극적인 교류를 할 생각이 없죠.

 

일본은 아시아가 아닌데요? 탈아입구?!

 

근데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굉장히 적극적이죠.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서울은 중국의 압구정동의 역할을 한다는 거에요. 당분간 아시아는 한국 문화, 한국 문화상품을 즐길 수 밖에 없었어요. 거기에는 오천만 인구와 적당한 소득 규모 즉, 내수가 전제돼야 하죠. 근데 그 내수기반이 붕괴되는 것 같은 위기의식을 느껴져요. 지금 영화를 빼놓고는 한국 소비자들로만 먹고 살 수 있는 산업기반이 불가능하다고 느껴진다는 건 굉장한 위기죠.

 

그게 산업생태계 붕괴로 이어지면서 내수기반 기업들은 살아남지 못하겠죠. 그럼 고용률 악화로 이어지고 부동산 악순환이 이어질 거고요. 그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자산가치를 높여서 소비를 증가시키겠다. 지금으로써는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겠네요. 창조 경제는 둘째 치고 창조 정책이나 좀 하는 걸로.

 

돈은 없는데 추운 겨울이 오고 있다면 집 안에 있는 책꽂이를 뜯어서 불을 피워야 하는 것도 맞죠. 하지만 그런 건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잖아요. 당장 힘들고 저항도 심하고 심지어 대안이 잘 생각나지 않더라도 길을 찾는 노력을 포기하면 안 되요. 그렇지 않으면 지금이야 책꽂이를 뜯어서 불을 피우고 있지만 최후의 순간이 되면 언 발에 오줌을 누고 있겠죠.

 

들으면서 어떤 정책이나 아젠다를 갖고 얘기해야 되는지 생각하다가 떠오른 게 하나 있어요. 우리한텐 답이 있잖아요.

 

조, 주 (이구동성으로)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

 

(웃음) 우린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면서 그걸 답안지에 쓰지 않고 있는 거네요.

 

 

11.

 

사람들이 오바마 정부의 지난 7년의 변화에 피곤함도 느끼고 실제로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오바마가 했던 정책들은 인상적이에요. 오바마는 요소요소에 적절한 인사를 배치해서 최적의 정책을 펼치게 하고 자기는 멋진 연설로 사람들에게 비전을 제공해요. 외교적으로는 미국은 '착한 사마리아인'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금융위기가 초래한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고 있어요. '오바마케어'를 통해서 사회안전망에서 완벽하게 소외됐던 2천5백만의 사람들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여서 시스템 자체의 안정성을 높여 놨어요. 금융 개혁을 통해 월스트리트에 터무니 없이 많은 보너스와 연봉을 줬던 인센티브를 막았어요. 덕분에 인재들이 금융권으로 몰리는 걸 막고 제조업으로 갈 수 있게 했죠. 교육부문에선 아시아적 장점과 미국 자신들이 연구했던 교육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게 교육 개혁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죠.

 

일자리를 균형적으로 분산해서 제조업들을 성장시키고 있죠.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라는 훌륭한 아젠다를 갖고 당선이 됐잖아요. 근데 실천을 안 하고 있어요. 그러다 내세웠던 것이 규제철폐였죠. 후에 세월호 참사가 터졌고. 규제철폐를 내세우기는 어색한 상황이 됐죠. 그래서 내세운 게 통일한국이었는데 북한과 일본이 수교라도 하게 되면 ‘통일한국은 개뿔’ 이렇게 될 거란 말이죠. 지금 새누리당은 굉장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돼요.

 

전혀 위기의식을 못 느끼는 것 같고요. 사실 중요한 건 청와대가 위기의식을 못 느끼고 있다는 거죠. 자신들이 주도하고 있는 정책 방향이 굉장히 퇴행적이라는 걸 느끼지 못해요. 심지어 이 고집을 꺾지 않을 거라고 보여져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산업구조 개편을 해야하는 거죠. 지금도 이미 늦은 것 같긴 하지만 개편할 타이밍을 놓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역사적으로 흔히 있는 일이잖아요.

 

왜냐면 어떤 기업, 조직이든 위기가 코 앞에 닥치기 전까지는 바뀌지 않죠. 어찌 보면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은 끊임없이 위기라는 신호를 보내줘야 되는 거예요. 물론 언론이나 말을 할 수 있는 어떤 사람들에게 그걸 바꿀 수 있는 힘은 없지만 앞으로 위기가 닥칠 거라는 얘기는 끊임없이 해줘야 되거든요.

 

언론의 역할이죠.

 

그런데 이번 정권 들어서서 계속 경제 관련 방송들은 없어져가고요. 경제면에서 내수가 침체됐느니, 뭐가 문제느니 이런 얘기를 하면 우울한 주제들 갖고 얘기하지 말라고 해요. 사실 지금 위기의 단초들이 등장하고 있고 그게 읽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얘기를 안 하고 있다는거죠. 이게 진짜 위기인 것 같아요.

 

사회적 경보 기능이 마비돼 가고 있네요. 

 

정홍원이 유임되고 문창극이 낙마한 건 고작 정권 차원의 일일 뿐이죠. 하지만 지금은 한국이라는 배가 가라앉을지도 모르는 위기고 조타실에선 배의 상황을 정확하게 승객들한테 얘기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죠. 심지어 경제민주화라는 출구도 저기에 있어요. 그런데 정작 한국호의 조타실에선, 모두한테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하고 있는 상황이네요.

 

가만히 있어라?!

 

JO&JU.

Posted by 김동조와 신기주 KI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