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제로금리를 허하라

제로금리를 허하라



신기주(이하 주) (호들갑을 떨면서미국이 9월에 금리를 올리다면서요이거큰일난 거 아니에요이제 다 망한 거야우린 다 죽었어.

김동조(이하 조) (비웃으며) 그렇게 “다 망했다”고 말하는 비관론자들이 있죠.

제 주위엔 너무 많아요. 지난 어린이날에, 예전에 일했던 G모 잡지의 이모 편집장님이 전화를 하더니,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하반기에 한국 경제는 IMF 때처럼 다 망한다는데 사실이냐”고 다짜고짜 묻는 거죠.

(그 분이 누군지 안다) 고생하셨어요. 그래서 뭐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비관론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국 경제에 관련한 지표들이 청신호와 적신호가 교차하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한국 금리 인상으로 직결된다고 단순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씀 드렸죠. 그랬더니, 한 말씀 하시더군요. “넌 말이 너무 어려워. 끊어.

(측은한 눈길로) 고생하셨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어린이날에 맴매 당한 기분이랄까. 그래서 오늘 이사님 도움을 받아서 복수혈전을 한번 벌여보려고요. 쉽고 간결하게, 미국 금리 인상과 한국 금리 변동과 하반기 경기 예측을 일목요연하게. G모 잡지의 이모 편집장님, 이걸 보시라. , 보나마나, “너흰 너무 말이 어려워”라고 하실라나.


비관론은 명쾌하지만 허점이 있다


사실 비관론자들의 논리는 심플하잖아요.

대신 겉보기엔 인과 관계가 훨씬 간결하고 명쾌하죠. 상식 수준에서 쉽게 이해되니까.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비관론에 휩쓸려서 겁을 짚어먹게 되는 거고.

그러니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따라 올려야 된다'가 논리의 시작.

한국도 기분 금리를 올리면, 시중 은행의 대출 금리는 더 빨리 올라가면서, 이미 11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버블이 폭발하고, 다 망한다.

근데 그렇게 말하는 분들은 사실 금융 공부를 제대로 안 하는 분들이에요. 미국의 금리 인상 싸이클이 지난 30년 간 네 번 있었어요. 88, 94, 99년 그리고 2004년이죠.

그 중에선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된 경우까지 있었죠.

금리인상을 할 때 미국 경제와  금융 시장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예를 들어서, 2004 6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주가가 좋았고 한국 역시 자산 가격이 많이 올랐어요.

2008년에도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약간 있었죠. 금리라는 건 기본적으로 다른 나라가 올리기 때문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경제상황이 올려야 하기 때문에 올리는 것이에요. 미국 경제와 가장 동조화되어 있는 영국마저도 통화 정책의 시차를 보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제법 차이가 나요. 96년에는 영국은 금리를 올렸지만 미국은 올리지 않았고, 미국은 2004 6월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지만 영국은 2003 11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죠. 캐나다의 경우를 보면 2004년을 빼면 미국 통화정책과 거의 따로 갔죠.

그렇다면 일단 비관론의 첫 번째 논리가 깨지네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 금리는 반드시 올라간다. 미국 금리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한국의 경제 상황이다. 분명 자넷 옐런은 금리 인상을 암시했습니다. 올 해 안에는 금리를 올려야겠다라고 얘기를 해버렸죠. 사뭇, 나는 금리 올리고 싶어서 너무 미치겠는데 지표가 혼미하긴 해. 그래도 올해 안엔 금리를 올리고야 말테야. 이런 것 같죠. 그럼 시기는? 9월이요? 12월이요?

옐런 발언을 미뤄 짐작하면 9월이 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죠.

올 해 안이잖아요. 12월 왜 안돼요?

12월에 올릴 거면 굳이 올 해 안에 올려야겠다고 얘기할 필요가 없었을 것 같아요.

하긴. 9월 지나서 얘기해도 늦지 않았을테니. 하반기쯤 됐을 때. 벌써 얘기했단 이유는.

9월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았나 싶네요.

하반기 한은의 스탠스가 궁금해지네요.

한은은 금리를 올리지 못할 거예요. 아니,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할 겁니다.


미국은 왜 금리를 못 올려서 안달일까



(뾰루퉁) 그런데 말입니다. 옐런은 왜 그렇게 기준 금리를 올리고 싶어할까요. 생전에 금리 못 올려서 한 맺힌 귀신이라도 붙었나. 아니면 임기 중에 금리는 꼭 한 번 올려보고 싶은 걸까. 운전대 잡았으니 좌회전 해보고 싶은 것처럼. 사실 지금 미국 경제 상황도 지표가 완벽하게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소매판매지수, 수출입물가지수가 다 기대치 이하였는데.

그렇지만 0퍼센트 금리를 계속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보는 거겠죠. 미국이 1분기 성장률이 나빠요. 그 부진한 성장률에 지나친 계절성이 있다는 논란이 있기는 합니다.

2014년 상반기에도 똑같이 계절 타령이 있긴 했죠. 어쨌든 지표는 해석의 여지가 있고 연준은 어떻게든 지표가 좋든 나쁘든 금리 인상의 신호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금리 인상의 명분을 잡으려고 안달이죠. “미국 경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누군가 말해줬으면 싶긴 한데. 아니면, “전세계 경제가 아직 나쁘다”거나. 세계 경제 생각은 하지도 않겠지만.

올리기 시작하더라도 그렇게 빨리 많이 올리지는 않을 거예요.

대단히 천천히 시장이 예측 가능하고 대응 가능하게 슬라이딩하게 올릴 것이다라고는 얘기했죠.

연준이 금리를 많이 올리려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기 전에 장기 금리가 많이 올라야 해요. 지금은 2년 단기 국채 금리와 10년 장기 국채 금리의 차이가 170비피 (1.7%) 밖에 안되거든요. 정책 금리를 몇 번 올려버리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될 수도 있는 작은 격차죠. 보통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면 경기침체가 온다고 보기 때문에 좋지 않죠. 역사적으로 보면 마지막 금리인상에서 대략 30개월 정도가 지나면 경기침체가 옵니다.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정도로만 금리인상을 하고 멈추면 좋겠지만 경기가 나빠지는 것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통은 과열된 경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금리를 더 올리게 되죠. 연준 입장에서 제일 좋은 건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장기 금리가 더 올라주는 거에요. 그만큼 펀더멘탈이 좋아지는 거죠.

결국 금리를 인상하고 경기가 과열에서 진정으로 다시 침체로 변화하는 시차가 문제란 건데요. 그렇다면 옐런의  금리 발언에 지나치게 한국 언론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나 일반 경제 참여자들, 한국 사람들 심리에도 과장된 영향을 미치게 된 건 아닐까요. 미국에서 금리를 올려서 미국 경기가 변동되는데도 30개월이나 걸리는데, 한국 경기에 당장 변화를 초래한다고 느낀다는 건 모순이죠.

미국과 한국의 경기 사이클은 크게 어긋난 적이 없기는 했죠. 소위 '디커플링'(decoupling)은 비교적 예외적 현상이긴 해요.

아까 G모 잡지의 이모 편집장님 말씀도 드렸지만, 옐런의 말 한 마디로 이미 한국 경기 심리가 얼어붙어버렸다고요. 한은 총재는 별말이 없는데 옐런이 금리를 높이겠다고 시사한 것만으로 이미 한은 금리를 올라간 것이나 다름 없는 구두 개입을 한 것처럼 된 거예요. 사람들 경제 심리가 벌써 어렵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금리 올린대. 그럼 한은도 따라 올릴 수 밖에 없으니 그러면 돈을 쓰려고 했던 걸 멈추거나 부동산 사려고 했던 걸 안 사거나 하는 경향들이 지금 나타나요. 제 주변에서도.

잘 모르면 그럴 수 있죠.

한국은 한창 경기를 부양해야 할 시점인데, 먼저 반환점을 돈 선수들이 달려 온다고해서, 오던 길을 당장 되돌아갈 수는 없는거잖아요.


한국은행은 금리를 더 내릴 수밖에 없다


저는 한국은행은 다음 달 6월에 금리를 인하할거라고 매우 확신하고 있는데.

인하해야 된다예요, 인하할 거라는 거예요?

둘 다죠.

왜요?

지표들이 나빠요. 1월에는 수출이 -10% 하락하고 산업생산이 1.8% 전년대비 올랐던 것에 불과했는데 한국은행의 포지션은 경제가 곧 좋아진다였어요. 일관적인 스탠스죠. 그런데  2,3월에 수출이 -15%, -8%로 나빠지고 산업생산도 -5%, 0% 이렇게 되면서 한국은행이 굉장히 궁색해진 상황에서 며칠전 나온 4월 산업생산이  -2.7% 하락하면서 치명타를 날렸죠. 5월 수출은 -10% 하락하면서 마지막 한방. 5월 수출이 크게 하락한 건 의미가 커요. 2014년 5월 수출도 하락했거든요. 기저효과를 감안했는데도 하락했다는 거죠. 지금의 수출과 생산  부진은  한국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에요. 아시아 전역이 수출이 나빠지고 있어요.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수출지향적인 구조인데요.

아시아에서 생산한 물건을 사줄 유럽하고 미국 경기가 기대만큼 되살아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선, 수출이 되살아나긴 어렵죠.

수출이 떨어지니까 투자를 줄이고 투자를 줄이니까 생산이 줄고 생산이 줄어드니까 성장률이 떨어지고. 그러니까 당연히 기업 수익이 나빠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재미있는 건 이 상황을 야기한 가장 큰 주범이 엔화 약세라는거죠. 그래서 일본의 산업생산이나 수출지표를 보면 꽤 건강하고 괜찮아요. 그래서 일본이 살아나는 대신 아시아가 초토화되는. 엔화 약세때문에 수출이 줄고 수출이 주니까. 사실 한국은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 중간재 수출이 많은 나라거든요. 근데 걔네들이 수출을 못 하니까. 역내에서 수출이 안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거예요. 이런 국면을 타개하려는 의지가 가장 적극적인 나라가 중국이에요.

중국은 어떻게 하고 있어요?

중국은 각종 방법으로 유동성을 풀고 있죠.

중국식 양적완화를 하고 있다는 거죠.

중국은 아직 기준금리가 높기 때문에 국채를 매입할 필요는 없지만 지준율을 낮추고 기준금리를 낮추고 국영기업에 펀딩 코스트를 낮춰주고 이런 식에 굉장히 전면적인 완화 정책을 취하고 있어요.

근데 문제는 중국도 부동산 거품이 찰 때까지 차 있는 모양이던데.

그래서 부동산은 더 이상 부양이 어려우니까 주식 시장을 부양하고 있죠. GDP 대비 주식 시장의 사이즈가 중국이 작은 편이거든요.

아직 여지가 있고. 부동산은 꼭대기까지 찼으니 못 건들고.

그래서 주식시장을 풀어주다가 개인이 뛰어들어서 과열 되는 것 같으면 마진을 규제한다는지 하는 방식으로 진정히시키죠. 하지만 너무 위축되는 것 같으면 다시 주말에 금리 내린다고 발표하고. 이런 상황에서 중국 주식 시장이 올 해만 60% 이상이 올랐죠.

그렇단 얘기는 한국은행도 다음 달에는 금리를 낮춰서 그 사이클로 들어가야 한단 얘기인 거잖아요.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마다한 이유는 혹시라도 혁신이 성공하게 되면 성공의 과실은 문재인이 따먹고 혹시라도 실패하게 되면 책임은 자신이 떠안는 게 싫어서 잖아요. 문제는 지금 한국은행도 안철수 의원과 똑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거죠.

(과거 안철수 지지자로서 꼬리를 내리면서) 금리를 낮췄는데 경기가 살아나면 재주는.

맞아요. 금리를 낮춰서 잘 되면 최경환 부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이 가져가고 잘못되면 덤터기는 다 한국은행이 쓸 거라는 두려움이 있어요. 근데 분명한 건 그런 두려움이 있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죠. 그래서 이제 크루그만은 디플레이션 시대에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뺏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거죠. 지금은 한은이 그렇게 애매모호한 태도로 버티기엔 지표가 너무 나빠요. 그럼 또 한국은행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또 그건 싫으니 금리를 내릴 겁니다.

주 결국 아무리 그래도 지난 달, 지지난달 동결이었으니 이번 달은 0.25 정도는 낮출 것이다. 그럼 1.5가 되는 거죠. 그것만으로 충분할까요.

저는 안 충분하다고 봐요.

그러면 어디까지 내려야 되는데요? 제로? ?

제일 좋은 건 제로 금리로 빨리 가는 거죠.

제로 금리를 허하라?!

호랑이가 나타났어요. 그래서 총을 쏴서 호랑이를 죽이고 싶은데 총알이 다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공포감이 있어요. 최악의 상황은 총알이 떨어질까 걱정에 총을 안 쏘다가 결국 호랑이한테 물려 죽는 거죠.

총알을 아끼다가.

그래서 총을 막 쏘기 시작할 때는 내 팔 하나 다리 하나는 호랑이한테 먹혀서 없는 상태.


제로 금리를 허하라



여기서 중요한 건요. 경제는 타이밍이니까. 금리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최적의 타이밍은 이미 놓쳤어요. 이사님하고 많이 얘기했지만 2년 전부터 낮췄어야 하는 거였어. 하지만 이제 낮추기는 시작했어. 지금부터 얼마의 속도로 빨리 낮춰야 되느냐. 이게 바로 예술이잖아요. 이번 달에 0.25 낮춰. 만약 그렇다면 그 다음달에 또 동결일 거 아니에요. 낮췄는데 두고 보자고 할 거고. 그러면 보죠. 6월에 낮춰. 7월에 동결. 8월에 한 번 낮추거나 동결. 9월에 미국이 금리를 올려. 이때부터 이제 수없이 많은 논란이 일어날 거예요. 미국 금리는 올렸는데 그러면 당연히 자본유출 일어나는 거 아니야? 자본유출이 실제로 전혀 안 일어나진 않을 거예요. 일부 자금은 돌아가겠죠. 그러면 그 때 한은한테 이거 어떡할 거야. 금리를 올려야 되는 거 아니야? 라는 압박이 있을 것이고.

채권 시장에서 금리 차이로 양국간 자금이 움직일 것이란 것 채권 시장을 잘 모르는 순진한 자들이죠. 그 나라의 통화정책, 환율의 움직임, 성장률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줘요. 양국간 금리격차는 중요하긴 하지만 절대적인 요인은 아닙니다.

기자들은 흔히 그렇게 단순화해서 기사를 쓰죠. 그게 독자들이 이해하기도 편하니까. 비관론자들의 논리가 먹혀 드는 지점이죠. 낙관론보다 이해하기가 쉽거든요.

그건 마치 인구 변화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고 단언하며 똑같은 주장을 수년 째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지나친 단순화라는 거죠.

금리가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가 나쁠 것 같으면 떨어지는 거예요. 우리나라 경제가 좋지 않아서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데 미국 경제가 너무 좋아서 우리 금리가 그 경로를 따라가 금리가 높아지진 않는단 말이죠. 우리는 이미 1% 대 물가 증가율을 보이는 나라에요. 금리가 크게 오를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면요.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텐데요. 6,7,8,9월 올 여름에 한은이 금리를 낮춰요. 하지만 금리를 낮췄다고 해서 바로 경기가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아니죠.

분명 2분기 실적이 나빠질 거고 그럼 7,8월 정도에 추가 인하를 하란 얘기가 나오거나 최경환 부총리하고 둘이 양 쪽에서 경기부양을 네가 할래, 내가 할래 하고 싸우겠죠. 그러다가 7,8월에 금리를 동결시키면서. 미국이 금리를 높이는 그 타이밍에 한은은 우연찮게도 그 때 또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거예요. 그 타이밍에. 부딪친다는 거죠.  

그럴 수 있죠.

9월에 미국은 금리를 올리는데 한은은 금리를 내리는 장관이 연출될 것이냐. 그만큼 한은이 배짱이 있을 것이냐. 그 때 미국이 금리를 올려버리면 한은이 멈칫하면서 금리를 또 낮춰야 되는 상황을 놓칠거라는 거죠. 그러면서 하반기 경기가 더 어렵고. 3분기에 경기 실적이 나빠지고. 그 사이에 일본은 금리를 끊임없이 낮춰서 엔화를 약세로 만들어서 장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하다 보니, 한국 경제는 금리는 낮춰질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경기 자체는 하반기에도 그다지 나아질 가능성이 없네요. 비극이다.


금리 인상은 청신호다


지금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어떤 국면인지 좀 알아야 하는 것이 작년 중순의 테마는 구로다와 아베가 주도하는 엔화 약세였어요. 작년 말과 올 해 초는 드라기가 이끌어낸 유로화 약세였어요.

슈퍼 마리오.

이제는 옐런이 움직이기 시작하려고 하고 있는데 금리를 미국이 왜 올리냐를 질문해봐야 돼요. 금리를 올리면 당연히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죠. 경제가. 초기 금리인상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사실 주가가 가장 건강하게 오르는 건 금리 인상 국면이에요. 그리고 버블은 금리 인상 국면의 끝에서 붕괴돼요.

자산 버블을 일으키는건 금리 인하지만, 자산 버블을 끓어오르게 만드는 건 금리 인상이란 거네요.

물론 인하 국면에서는 소수의 현자만이 주식을 사서 폭발적인 랠리를 즐겨요. 그 때는 공포감이 클 때라 주로 매도헷지를 걸어놓은 사람이 많고 주식의 순매수자는 별로 없어요. 근데 보통 대중이 참가하는 폭풍 랠리는 금리 인상 국면이에요. 긴 추세의 끝까지. 아직 추세의 끝, 진짜 축제는 시작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질문은 두 가지가 생겨요. 일단 하나는 그래요. 지금 미국은 왜 금리를 올리는가를 물어봐야 된다고 했잖아요.

만약에 올린다면 그건 단순하게 얘기하면 미국 경제가 좋기 때문이에요.

미국 경제를 망가트릴 수도 있잖아요. 지금 얘기한 거에 따르면 사실 미국 경제가 좋기 때문에.

2004년에 그린스펀이 금리를 올렸을 때를 생각해 보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린스펀을 비난하잖아요. 왜 빨리 안 올렸냐고. 그 당시에는 그런 사람들은 별로 없었어요,  그 당시 많은 전략가와 애널리스트들은 예상보다 너무 빨리 금리를 올린다며 놀랐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그럼 사실 그 얘기는 역설적으로 경기가 좋기 때문이다라는 거죠. 다만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장처럼 시장 전체를 내려다보기보단 자기 밥그릇만 보기 때문에 체감 경기가 나쁘죠. 시야의 차이 때문에 금리 인상이 경기 호황을 뜻한다는 걸 모르죠.

초반에는 불 조절을 할 거라는 공포감 때문에 냄비 속에 라면들이 춤을 추죠. 하지만 면발이 건강하다면 버텨내는 거죠. 알맞게 라면이 익습니다.

하지만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불조절을 하든 물조절을 하든 해야 맛있는 라면이 끓여지죠. 너무 계속 끓여만 대면.

풀어져버리고요. . 아니 흔히 얘기해서 금리 인하하고 경기 건강성과의 관계는 경기가 나쁘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한다. 근데 지금 이사님 말씀은 경기가 좋지만 금리를 인상한다는 거잖아요. 그 미묘한 차이를 이해해야 지금 말하자면 시그널이 교차하는 국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인데.

저는 노무현 정부가 잘못한 것 중에 하나가 인위적 경기 부양을 하지 않겠다, 라는 선언을 한 거라고 봐요. 그게 자기 발목을 잡았어요. 모든 경제 정책 특히 통화 정책이나 재정 정책은 인위적 경기 부양이자 인위적 경기 진정이거든요.

사실 결국은 시장에 대한 잘못된 이해였겠죠. 시장이 자동으로 작동한다고 생각하는 어떤 신화가 존재하는데, 아니잖아요. 아까 얘기한 것처럼 라면이 그저 끓여지는 것이 아니고 불을 키우고 물을 넣고 해야 하죠. 누군가는. 그게 한은이고 정부고. 하지만 끓여지는 건 시장 안에서. 그걸 이해했어야 하는 것인데.

경기가 안 좋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책은 결국 남의 걸 뺏어오거나 즉 인위적 환율 정책을 쓰거나 금리를 낮춰서 미래의 현금흐름 즉 소득을 땡겨 쓸 수 있을 뿐이에요. 쉽게 말하면 경기부양이란 게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인데. 금리를 낮춰주면 내 미래 소득을 미리 가져와서 지금 대출 받아 소비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산 가격이 올라서 부자가 된 기분이 들어서 소비를 늘리게 되죠. 금리를 낮췄더니 대출이 늘어난다고 걱정하지만 금리를 낮췄더니 대출이 늘어나지 않는 세상이 훨씬 더 위험한 겁니다.

그게 디플레이션이죠.

금리를 낮추는 이유는 사람들이 레버리지를 써서 소비를 하고 그래서 경제가 살아나서 궁극적으로 소득이 늘어나게 하려는 겁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현상인 거예요.


두려워할 건 미국 금리 인상이 아니라 한은과 시장의 불합리한 선택이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해서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외환위기 때의 공포와.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부채가 있어. 그 부채를 터뜨리면 경기 전체가 붕괴되기 때문에 정부가 막아주거나 일정 정도 부채를 관리해 줄거라 믿었는데 은행이 망가지니까 다 한꺼번에 유동성을 걷어들여서 가계가 다 나앉아버리게 만드는 외환위기 상황을 겪어놓고 봤더니 그것 때문에 가계 부채가 무너졌다고 생각하는 거죠.

유럽에서 금융위기가 터졌잖아요. 사람들은 그게 그리스와 같은 국가들의 은행 위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위기의 본질은 그리스의 국가 부채 문제였어요. 그럼 그리스나 이탈리아나 포르투갈이나 국가 부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독일 같은 나라가 제시하는 하나의 방법은 재정지출을 줄이라는 겁니다. 사회를 더 경쟁적으로 개혁하라는 거에요. 미국의 경우도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했지만 미국 재정 부채가 과감하게 줄어든 최근의 모습은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보게 된 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가계 부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경기가 회복돼서 소득이 늘어나는 수 밖에 없어요.

제가 그거 물어보려고 했어요. 가계 부채가 증가한다는 건 그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기가 살아나서 사람들 소득이 일어나야 하는 것인데 문제는 그 기간 사이에 부채만 증가하고 소득은 늘지 않아서 가계의 이자 부담만 증가하는 거잖아요.

이자 부담은 금리를 낮추면 더 줄어들죠.

아차차. 금리를 낮추면 이자 부담은 줄어드는군요. 하지만 대신 그 기간 동안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소득이 제대로 증가하지 않는다면요?

대신 사람들이 소비를 해서 경기가 회복되면 소득이 늘어나죠.

그럼 기업들이 재고를 밀어내면서 소비가 일어나게 되는 거 잖아요.

그것을 빨리 가자는 거죠.

그 선순환을 갈 때까지 그 말하자면 청신호와 적신호가 교차하는 과도기의 공포를 견뎌낼 수 있느냐가 문제군요. 그 시간 동안이 말하자면 경기의 지표들이 교차되는 시기잖아요. 그 시기에 확신을 갖고 누군가가 이쪽으로 가면 선순환이 일어나라고 얘기를 해줘야 된다는 거죠. 사실 합리적인 선택을 못하는 건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 탓이죠.

총알은 한 10발 정도 있고. 호랑이는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죠. 총알이 아까워서 총을 안 쓰다가 큰 아이는 잡아 먹히고 막내딸도 잡아 먹히고. 이러다가 총알은 갖고 있죠. 그래서 총을 쏘려고 했더니 자식들은 죽고 없을 수도 있어요.

좋아요. 그럼 제가 그린 그래프대로라면 9월부턴 점점 더 한은은 금리가 내려가고 미국 금리는 서서히 올라가는 게 하반기 또는 2016년 상반기까지 이어지게 될거라는 거죠. 그러면 그 안에 말하자면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면 좋은 것이지만 안 나타나면 제로까지 가는 거예요.

세 가지 시나리오 정도가 가능하겠네요. 첫 번째는 한국은행이 가장 애타게 바라는 시나리온데. 미국 경기가 정말 좋아서 우리나라가 굳이 금리를 내리지 않아도 외부 수요가 많아지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그럼 우리나라가 소비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시나리오. 지금으로 봐서는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그 정도로 회복할 것 같지 않고. 그 기간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엔화는 더 약세로 갈 것이기 때문에. 두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은 미국 나름의 자기 길을 가고 있는데 우리는 우리 길을 가지 못해서 결국 그 기다림은 무산되고 수출은 지금처럼 계속 부진하고 세계에서 밀리고. 미국이랑 일본은 계속 살아나는데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들보다 더 헤메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면이죠. 그래서 결국은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다가 결국은 금리를 더 낮추게 되고. 그래서 사람들이 우려했던 시나리오로 가는. 그래서 가계부채도 해결이 안되고 경기도 회복이 안되고. 아무것도 해결이 안되고. 금리만 결국 낮아지고.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가계부채가 증가한 상태가 지속되면 사실은 정말 우려하는 최악의 국면이 이어지겠죠. 그 가계들이 부채를 1,2년 이상 정도는. 너무 장기적으로 부채를 감당하게 되면 이자부담 때문에 결국 경기가 망가지게 될 테니까요. 세 번째 시나리오는요.

어느날 한국은행이 과감하게 금리를 팍팍 낮춰서 하는 것인데. 역시 가능성이 없습니다. (웃으며) 이 분들은 그런 분들이 아니에요.

그럼 제로금리가 된다라는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 제로 금리 시점은 언제쯤일까요? 지금 흐름으로 보면 내년 상반기? 1년 정도?

오래 걸릴 거예요. 한국은행 스타일로 보면. 그리고 우리가 제로 금리 상황이 된다는 건 우리가 아주 우울한 상황이 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래야죠.

어쩌면 진짜 문제는 제로 금리가 가능하냐 아니냐가 아닐 거예요. 한쪽에선 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부양시키려고 하는데, 다른 쪽에선 공포를 확산시켜서 금리 인하 효과를 반감시키는 거죠. 그 공포가 한은까지 집어삼켜서 금리 인하 타이밍을 자꾸만 놓치면, 최악. 이미 옐런 발언으로 시장에 공포는 만연해 있어요. 누군가 물었죠. “하반기에 내가 집을 사려고 했었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면 안 사야 되는 거 아니야?” “비관론자들 말에 너무 휩쓸리지 마세요”라고 그러면 “그럼 네가 책임질거야?”라는 말이 돌아오죠. 이미 공포는 확산되고 있어요. 누군가는 여기서 명확하게 한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경기 부양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를 해줘야 하는거죠. 생각해보니 우리가 하고 있네, 여기서.


경기 부양은 국가의 실력이다.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점인데.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모여서 엄청나게 토의를 하고 한국은행 총재를 불러다 놓고 하는 국정감사를 보면 그 수준이 놀랍죠.

“놀랍지도 않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거군요.

박근혜 대통령도 아베의 환율 정책을 성토하니까. 근데 사실 타국에서 자국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서 환율 시장 개입이 아닌 금리를 낮추는 것을 비난하기는 굉장히 어려워요. "너희도 꼬우면 금리 낮춰"라고 하겠죠. 안 낮추잖아요. 물론 금리를 낮추는 것에는 여러 가지 부담이 있어요. 하지만 부담을 극복하고 올바른 경제적 결실을 맺는 것이 바로 정치적 리더십이잖아요. 누누이 얘기하지만 아베의 정치적 리더십은 하루 아침에 탄생한 게 아니에요. 총리직을 잃고 54개월 동안 절치부심하면서 얻은 결과물이에요. 그의 역사적 판단이나 위선적 행동은 되게 밉지만 지도자로서 그의 결단이나 선택은 굉장히 높게 평가할 수 밖에 없어요. 2년 전 쯤에 아베노믹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계속 얘기할 때 비웃는 사람이 되게 많았어요. 작년에도.

이름 적어놓으셨어요?

하하.특히 작년 일본 경제가 잠시 비틀거렸을 때.

소비세 올렸을 때.

. 아베노믹스는 끝났다는 기사가 많았죠. 지금 일본의 분위기는 좋아요.

지난번에 갔다 왔을 때 느껴지더라고요. 한국이 뒤늦게나마 금리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냐. 6월 금통위를 보면 알 수 있겠네요.

따라갈 겁니다. 이번엔.

안 그러면요?

자기들이 말한 게 숫자로 틀렸잖아요. 궁색해졌죠. 이번에도 안 내리면 한국은행이 앞으로 생긴 일의 책임을 다 한국은행이 져야 하니까 그런 상황이 되야 한국은행은 움직여요. .

경기의 흐름을 갖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거나 재정부에서 정책을 쓰는 게 아니라 경기가 망가졌을 때 정치적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 정치적인 이유. 시장 이외에 불합리한 이유 때문에 정책이 움직이고 있단 얘기가 되는데. 굉장한 리스크인 것 같은데요. 정말 한은은 통계와 기준과 국제의 경기흐름을 보고 자신의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지만 이렇게 했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를 갖고.

그건 100% 정권을 가진 사람이 책임져야죠. 지금은 정부가 아니라 중앙은행이 성장을 책임지는 매크로 환경이에요. 누가 한은 총재를 임명했나요?

지금은 현 정권이죠.

그 책임은 무조건 현 정권이 지는 거죠. 자연현상 금융현상 다 책임지는 겁니다. (웃으며) 심지어 한일전 축구 결과까지.

정부를 운용하는 건 정치권과 관료잖아요. 그런데 정치권과 관료 조직 모두 합리적이 이유로 기꺼이 불합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거죠.

그게 그 나라의 국가적 역량인거죠. 물론 옐런을 불러다놓고 열리는 미국의 상하원 청문회도 뭐 수준이 그렇게 높다고 말을 하긴 어렵지만 우리나라 국회 청문회 같진 않아요. 금리를 내리면 야당의 반응은 가계부채가 있는데 왜 내리냐는 수준이에요. 행여 금리를 더 내려야 된다고 얘기하는 야당 국회의원을 지난 2년 간 보셨어요? 없어요.

솔직히 정치와 관료 조직의 후진성에선 일본도 한국보다 별로 나을 게 없어요. 그런데 일본이 지금 앞서가는 건 결국 아베 같은 사람들 덕분이죠. 그러니까 정권을 쥔 리더가 전체 국면을 이해하고 있느냐 아니냐. 달리 말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경제 맥락을 이해하고 있느냐. 제가 보기엔 최경환 부총리는 이해하고 있어요. 하지만 책임자가 아니죠. 하반기엔 2017 4월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사임할 가능성까지?!

메르스 공포만큼이나 두렵네요. 컨트롤 타워는 없고 모두가 우왕좌왕.


JO&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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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동조와 신기주 KI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