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기로에 선 한국경제


1. 최경환 실종사건?!

 

신기주(이하 주) 최경환 부총리께선 어디로 가셨나요? 최경환 실종 사건.

 

김동조(이하 조) 그러게요. 그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흡사 게릴라 전술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게릴라?!

 

기자간담회나 정책세미나에서 정책 이슈를 슬쩍 던져놓고 시장 여론을 떠보는 행보를 벌써 몇 주째 하고 있잖아요. 지난 11월 25일엔 출입기자단 세미나에서 “정규직을 과보호해서 기업들이 신입 인력을 못 뽑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죠. 구조조정의 최종 단계인 고용 유연화 이슈를 먼저 슬쩍 던져서 시장 반응을 살펴본거죠.

 

(웃음) 세 번째 화살을 그렇게 꺼내들었으니, 당연히 역풍. 

 

알면서도 그러는 거라니까요. 군불을 떼는 거랄까.

 

처음 등장해서 몇 가지 정책을 내놓았을때만 해도 많은 경제학자들이 환영하고 시장은 환호했죠.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겠다고 하는 언어적 수사도 멋졌고. 실제로 그런 길을 가겠다는 호방함과 용기가 필요한 시대이고. 근데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긴 커녕 가던 길도 제대로 안 가고 있네요.

 

어쩌면 고도의 성동격서 전술일까요?! 처음엔 기업유보금을 풀어서 임금이라도 상승시키려나 싶더니, 어느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흔들면서,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얘기를 하죠. 반대 여론이 어디에 화력을 집중시켜야할지 모르게 만드는데는 성공했네요.

 

저는 처음 최경환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보수의 변신이라고 봤기 때문에.

 

유연한 보수.

 

보수는 역시 진보보다 유연한 것인가, 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이렇게 되고 나니 그만큼 보수의 변신에 대해서는 보수 내부에서도 반발이 심하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역설적으로 최경환 부총리가 등장했을 때 진보 매체들조차 우호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소득주도성장론을 얘기했기 때문이었어요. 배당금 늘리고 임금 올려주면서 소득을 증가시켜서 소득이 소비를 증가시키는 방식을 쓸 것처럼 보였죠. 그게 아무도 안 가본 길이란 거였고. 결국 말잔치로 끝나는 것 같으니. 결국 보수도 진보도 최경환 부총리의 정책에 대해선, 의문을 표기하는 상황이 됐네요.

 

지금 최경환 부총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 열심히 뛰어나니고 있다면 할 말은 없지만 별로 그건 것 같지는 않네요. 최경환 경제정책이 반가웠던 이유는 그가 현재 한국 경제를 진단한 내용이 상당히 정확했고 처방한 디테일도 매우 통찰이 있었기 때문이었요. 상당히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확대가 초과유보금에 대한 과세정책과 함께 이루어지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내수 위주의 성장정책으로 전환도 우리경제가 나아가야 할 제대로 된 방향이죠. 이미 제조업 비중은 OECD에서도 거의 최고수준으로 높거든요. 더 이상 제조업에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라 시장의 반응이 정확히 그랬죠. 코스피는 올해 최고치까지 올랐죠. 물론 그 뒤로 폭락했지만.

 

자산 시장이 반짝했을 때까지만 해도 최경환 부총리의 인기가 참 좋았는데.

 

그게 세상 인심인거죠.

 

2. 환율과 금리의 불협 이중주? 


근데 최경환 부총리가 이런 말을 했어요. 부채주도성장, 재정지출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것은 단기 처방이다. 중병 환자를 치료해야 되는데 환자가 지금 치료를 받을만큼 체력이 충분치 못하니 체력을 회복시키는 일종의 회복 주사같은 것이라는 설명을 했었죠.

 

일리가 있는 얘기죠. 지금 한국 경제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 중 하나가 환율 문제에요. 얼마 전에 중국도 금리를 내렸고 일본은 추가양적완화 조치를 취해서 달러엔환율이 117엔, 118엔에서 놀고 있어요. 한 때는 120엔 위로 갔었죠. 115엔 대까지 조정을 받겠지만 다시 120엔 위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치사한 근린궁핍화정책이죠. 네 이웃을 죽여야 내가 산다랄까. 각국 정부들이 자기네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부터 올리겠다며 환율을 경쟁적으로 약화시키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미국, 유럽, 아시아 중에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근린궁핍화정책이 가장 이기적이라는 겁니다. 한중일은 역사적 원한 관계도 깊은데다, 미중간 패권 다툼 때문에 외교적 입장도 갈리고, 게다가 제조업을 기반으로 유사 국가 경제 모델을 갖고 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아시아의 위기지만, 각국이 각자도생하려는 몸무림의 결과에요. 뭐라고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노믹스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그걸 자랑스러워 했지만 정치적 레토릭일 뿐이죠. 남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걸 어떻게 비판하겠어요. 

 

유럽만 해도 독일이 제조업 기반이라면 프랑스는 서비스업 기반이고 영국은 금융업 기반으로 경제 모델이 갈리는데, 한중일은 똑같으니. 서로 자국 환율 내려서 상대국 시장을 앞마당화하겠다고 나설 수밖에요. 이쯤되면 태평양 환율 전쟁이랄까.

 

물론 전반적인 달러 강세 분위기 속에서 한국도 환율이 올라가긴 했죠. 기재부가 재정 환율을 일정하게 유지하겠다고 선언도 했고. 근데 일본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본은 경상수지가 적자고 한국은 경상수지가 80억 불 정도 매달 흑자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개입을 통해서 재정 환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물론 이론적으론 불가능한 건 아니죠. 외평채를 잔뜩 발행한 다음 불태화정책(채권을 한국은행이 시장에서 도로 사들여서 통화량을 흡수하는 정책)을 쓰면 되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외평채 발행 부담은 전부 세금 부담이기 때문에.

 

국민 돈으로 막는거죠.

 

그래서 금리를 내려야되는거죠. 환율의 안정을 위해서. 하지만 금리를 내리는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부담을 갖고 있죠.

 

가계부채.

 

맞아요. 그 근거는 주로 가계 부채죠. 가끔 한미간 금리격차에 의한 자금 유출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고. 하지만 금리를 낮추면 부채부담을 줄여 줄 수 있어요. 추가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건 미시적으로 막으면 되고. 물론 지금 방향은 금융규제를 풀면서 반대로 가고 있지만.

 

이미 최경환 부총리는 한국은행을 손에 쥔 상태 아닌가요. 이렇게 얘기하면 한국은행 금통위가 삐질라나. 어쨌든 금리 인하의 칼자루를 쥔 사람은 최경환 부총리인 것처럼 보이는데요? 사실 금리는 여러 정책 수단 중에서도 정부 입장에선 가장 돈이 안 드는 거니까. 문제는 금리 인하로 유출되는 자금은 개인 자산에서 나온다는 건데.

 

지금은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인 정책을 쓰는 시대잖아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금 ECB를 비롯한 모든 세계은행의 우두머리들은 공통적으로 중앙은행만 쳐다보지 말고 근본적인 조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해요.

 

그 근본적인 조치가 뭡니까?

 

경제개혁이죠. 소위 말하는 공급측 측면의 구조개혁. 하지만 그건 중앙은행의 입장이죠. 이 불확성의 세계에서 파국이 왔을 때를 대비해 던져놓은 언어적 교란 같은 거죠. 중앙은행은 나름 최선을 다했으니 책임에서 빠지겠다는 거고. 제가 봤을때는 중앙은행의 액션이 그 근본적 조치 중 하나이기도 해요. 사실.

 

금리를 낮추는게 근본적이다? 세번째 화살은 어쩌고요?!

 

첫번째, 두번째 화살부터 먼저 과녁을 꿰뚫어야 3차 시기가 올 것 아닙니까? 금리를 낮추고 국채를 사들여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라는 정책이죠. 모든 나라가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을 때 한국만 하지 않으면 뭐 중간에 껴서 압살당하는 거죠.

 

3. 초과유보금 과세는 어디로?

 

사실 한국은 그 파트에 대해서 선택권이 없는거잖아요. 2퍼센트 금리에서 더 낮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건 내년에 전개될 상황같은데요. 근데 그 기간 안에 사실은 정부 입장에서 해야 할 필연적 정책들이 있다는거죠. 이게 진짜 근본적인 건데요.

 

아까 말한 것들이죠. 소위 말해서 아베노믹스에서 언급되는 ‘세 번째 화살’이라는 건데요.  세 번째 화살의 근간은 크게 대략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는 공기업 민영화. 두 번째는 연금 개혁. 세 번째는 노동시장 개혁. 근데 비교적 아베는 아베노믹스를 지지하는 이코노미스트들에게 전반적으로 호평을 듣고 있어요. 5%에서 8%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을 밀어부쳤던 것만 빼놓곤요. 근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거예요. 공기업 민영화는 어떤 식으로든 해야 할 거고. 물론 약간 좌초되는 분위기이지만. 연금 개혁도 결국 해야 할거고.

 

일본에서처럼 한국에서도 시도되고 있죠. 공무원 다음엔 사학연금 개혁이겠구만.

 

그리고 지금 미국하고 대만과 일본도 있지만 우리만 없는 것이 초과유보금에 대한 과세인데 거기에 대해서는 전경련이나 대기업을 대변하는 한국경제연구원에서 격렬하게 반대를 했죠. 그렇지만 저는 하는 것이 맞다고 봐요. '초이노믹스'의 실패는 초과유보금에 대한 과세 정책이 테이블에서 사라진 것이 핵심 같아요. 언젠가 테이블로 돌아오겠지만 상당부분 실효성은 제거된 채 껍데기만 돌아올 거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초과유보금 과세를 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정말 유연한 보수란 느낌을 받았는데요. 기업들에 현금이 몰려있는 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잖아요. 유럽 기업들한테도 어마어마한 현금이 몰려있다고 하죠. 다들 이걸 어쩌지 못하고 있는데, 최경환 부총리가 과세를 하겠다네?! 안 가본 길을 가는 거죠.

 

그게 유야무야. 보수의 반발이 거세단 증거죠.

 

최경환 부총리가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에 기업들은 배당을 하는 대신에 자사주 매입을 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잖아요. 일단 배당을 늘려주면 당연히 다시 배당을 줄이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자사주를 매입하면 필요할 땐 써먹을수도 있고 지배구조를 개편할 때 쓸 수도 있고. 또 초과유보금에 대한 비난도 면할 수 있다라는 해법. 이미 시장은 틈새를 찾아버렸다고요. 주춤하는 사이에.

 

(웃으며) 역시, 최경환 실종사건. 사실 자사주 매입과 배당은 같은 정책이죠. 배당은 비교적 일관적이고 자사주 매입은 대개 일회적인 면이 다를 뿐이죠.

 

그만큼 덜 근본적이죠. 정책은 타이밍인데. 그걸 안 하면서 갑자기 세번째 화살을 자꾸 언론에 흘려서 반발 여론의 김빼기를 하고 있죠. 공기업 민영화는 이 정부의 정치력으론 이미 글렀고. 가장 만만한 건 노동시장 유연화라 그걸 조금씩 매만지고 있는 상태에요. 이것과 동시에 나와야될 게 기업들이 돈을 풀게 하는 압박하는 거였잖아요. 그걸 동시에 해준다고 해서 대단하다고 했던 건데. 최경환 부총리님, 어디 계세요.

 

이제 최경환 부총리가 보이지 않다 보니까 세 번째 화살을 위한 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가 없고 어쩌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어요. 노벨 경제학 수상자였던 크루그만이 얼마 전에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즈를 통해서 디플레이션 시대의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렇죠. 저도 봤어요.

 

크루그만이 얘기했던 건 디플레이션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상당히 과감한 통화정책을 해야 하는데 중앙은행은 언제나 인플레이션에 매몰되어 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정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일본의 통화 정책이 드라마틱하게 바뀐 건 시라카와 마사키를 내쫓고 구로다 하루히코를 일본은행 총재로 앉히면서 부터죠.

 

BOJ를 점령한거죠. 내각에서.

 

그렇죠. 한국은행도 마찬가지에요.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매몰되어 있죠. 사실 한국은행 직원들 입장에서는 디플레이션의 세상이 오는 건 나쁠 것 없어요. 정년 길겠다 월급 따박따박 들어오겠다. 디플레이션의 세계에서는 매월 떨어지는 고정 소득의 가치가 급증하거든요. 한국은행 직원들은 디플레이션 세상에서는 더 훌륭한 신랑 신부감이 되는 겁니다.

 

4. 시간 문제인가, 타임 아웃인가?

 

(웃다가 심각하게) 그런데, 정책 수단의 효과가 나타날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너무 성급한 걸까요? 그게 우리는 9,10,11월 3~4개월이라 아직도이지만 사실상 반년 정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죠.

 

근데 통화정책이란 게 참 위험한 게 선제적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되는 부분이 많거든요. 지금 정부나 한국은행은 아직도 경상수지가 매달 80억불 정도 흑자로 나오고 있고 수출도 11월에는 전월대비 전년동월비 떨어졌어도 여전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죠. 재정환율인  엔원환율이 9.5 이하로 떨어졌어도 우리나라가 생산성과 경쟁력이 많이 좋아졌으니 버틸 수 있다고 합리화하고 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지난 수 년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는 거죠. 하지만 전 그렇게 보지 않아요. 수출이나 생산 그리고 경상수지 같은 지표가 나삐지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에요. 일본같은 경우에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본의 경상수지가 여전히 적자라는 것에 주목하고 아베노믹스가 실패라고 우겨요. 대신 우리나라는 지금도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라고. 이게 왜 그러냐 하면.

 

우린 흑자를 무척 좋아하죠.

 


(웃으며) 네. 일본의 토픽스나 니케이에 상장된 기업의 수익을 보면 3분기에 굉장히 좋아졌어요. 70퍼센트 정도 되는 기업 수익이 예상을 넘어섰어요. 근데 기업 수익은 좋아졌는데 왜 3분기 일본의 GDP는 나빠졌을까? 왜 경상수지나 무역수지는 여전히 적자일까요? 일본 기업들이 환율로 좋아진 가격 경쟁력을 마진을 차지하는 데 쓰지 볼륨을 늘리는 데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아직은. 그래서 기업 수익은 좋아지지만 생산량을 늘리진 않아요. 근데 좀 더 계속되다보면 일본 기업은 충분한 마진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고 마켓 쉐어를 늘리기 위해서 생산량을 늘릴 겁니다. 이미 그런 신호가 여기저기서 보여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까지는 마진 압박만 당하고 있지만 곧 일본기업들이 가격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생산을 줄여야 할 겁니다. 매달 말에 나오는 산업 생산이란 지표에 재고출하비율이라는 게 있어요. 근데 생산이 자꾸 줄어들다 보니 재고출하비율이 2008년 이후 최대치 수준으로 가 있어요. 그 말은 기업 입장에서 보면.

 

재고 부담이 커졌군요.

 

네. 재고는 너무 많고 출하는 안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거죠. 그 말은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더 재고를 쌓거나.

 

팔리지도 않는 걸 계속 만들어서 쌓고 있는거죠. 결국 과잉생산이 원인이라는건데요. 여기에 한국과 일본이 공통적으로 가고 있는 인구 노령화에 따른 수요감소가 겹치죠. 게다가 한국은 일본에 비해 가계 부채가 너무 높다고요. 나이는 먹는데 쓸 돈도 없어.

 

아니면 생산을 덜 하고 있는 재고를 밀어내야 해요. 그래서 아마도 몇 개월 안에 우리 나라 기업들이 어떻게 하는지 반응할지 수치 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거예요. 생산을 줄이기 시작하면 수출에도 유의미한 충격이 오기 시작할 거에요. 이미 11월 수출을 보면 그런 신호가 나오고 있어요. 지역적으로 보면 중국 수출이 깨지고 있고, 중간재 수출은 버티고 있지만 최종재 수출이 망가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유가 빠졌다고 성장에 조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12월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했다면 정말 한심한 거에요.

 

생산을 줄이면 고용이 줄고 소비가 주는 악순환?! 디플레이션이네요?!

 

문제는 그 때가 되면 너무 늦다는거죠. 그런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었던 1980년대 후반과 90년 대 초의 일본에서는 환율이 계속 엔화가 강세로 가니까 많은 일본 기업들이 일본을 떠나버렸어요. 이게 '오프쇼어링'(offshoring) 이라고 하는 거에요.

 

생산설비 해외 이전.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의 절반 가까이를 베트남에서 만든다면서요.

 

얼마전 하버드 대학의 데일 조르겐슨 교수가 한국에 와서 했던 말이 "일본이 갔던 비슷한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고 충고했어요. 특히 일본 기업들이 해외에 갔던 것처럼 한국 기업들이 탈출하도록 내버려두면 안된다. 가뜩이나 고용이 어려운데 그러면 더 어려워지죠. 아무리 애국심에 호소해도  우리나라 역시  이런 현상이 2년, 3년 계속되면 결국 기업들은

 

떠나겠죠. 아니, 이미 떠났죠.

 

이런 현상이 1년- 2년이 될 때는 괜찮아요. 근데 2년, 3년 지속되면 살 길을 찾아가는거죠.

 

그렇다면 한국이 일본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따라가고 있잖아요. 인구 구조적으로 보나 경제 구조적으로 보나 정책 수단으로 보나. 이건 뭐랄까. 알면서도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피할 수 없단 뜻인거죠.

 

모든 인간사의 비극이 갖고 있는 희극성은 그 비극의 구조가 그 비극의 역사를 뻔히 알면서도 똑같은 전철을 밟는 거잖아요.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5. 일본처럼은 안 될래요?

 

교훈을 안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건 아니죠. 우리가 지금 몇 년 사이의 한국 경제 상황. 그것도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 일어난 상황을 예측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왜 일본처럼 되는 걸 피할 수 없는 걸까요?

 

일본도 나름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었고 디플레이션 위기와 자산 버블 붕괴이 왔을 때 나름대로 노력을 했어요. 그렇지만 지금 2008년에 미국 연준이 했던 대응이나 최근에 ECB가  했던 대응과 비교해보면 터무니없이 느렸죠.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하고 얼마 안 돼서 이런 말을 했어요. “우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5년차쯤에 와 있다.” 그렇다면 지금이 일본의 90년대 중반 정도란 얘기일텐데요. 하시모토 총리 시절. 그때 일본 정부는 정책 대응도 느렸지만, 특히나 오락가락했어요.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가 경기가 조금만 좋아지면 다시 구태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기를 반복했죠. 딱 지금의 최경환 부총리처럼.

 

(쓴웃음) 근데 우리나라가 지금 하는 대응은 일본의 사례를 학습한 미국 연준이나 유럽의 ECB의 정책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하고 일본이 따라갔던 패턴을 그대로 밟고 있죠. 도박을 하거나 주식을 할 때 돈을 잃는 사람의 패턴은 똑같거든요. 나쁜 병에 걸리는 사람도 사실은 패턴이 똑같아요. 병에 걸려서 나으려면 그 나쁜 습관을 바꿔야 해요. 돈을 벌려면 돈을 잃는 패턴을 바꾸고. 근데 그게 쉽게 바뀌겠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기 직전에야 바꿔요. 암 선고를 받으면 대개 끊기 힘든 담배도 끊죠.

 

최경환 부총리가 길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꾸지 못 하는 원인은 무엇이냐. 사실 그건 또 다시 정치 문제로 돌아가요.

 

슬프네요.

 

최경환 부총리는 보수 진영 내 이데올로기적 싸움에서 스텝이 꼬이고 있죠. 말하자면 기업들을 상대로 하는 기업 정책이나 가계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을 쓰기 위해선 사실 보수 진영 내부에서 표 떨어지는 짓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그걸 앞장서서 하긴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는거겠죠. 길을 알지만 리스크를 지긴 어렵고. 아베노믹스와 초이노믹스의 또 한 가지 차이점은 부총리와 대통령과 총리의 차이일거예요. 그 양반은 이 정권의 주인이 아니라고요. 길을 알지만 그 이상까진 갈 수 없는거죠.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은 지지율이 굉장한 자산이란 걸 알고 있는 영민한 대통령이죠. 그러니까 지지율 떨어지는 짓은 하지 않는거죠. 그렇다보면 초이노믹스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거죠.

 

정확한 지적을 하셨는데 20년 전의 일본과 지금 일본의 차이점은 아베가 사실상 구로다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죠.

 

맞아요.

 

정권을 잃고 절치부심했던 아베가 다시 정권을 잡았을 때는 이미 상당한 마스터플랜이 서있었어요. 근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아마도 박근혜는 최경환이 했던 말의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 정책이 지지율 유지에 도움이 된다면 하겠지만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것 같고 지지기반을 무너트리는 것 같다면 주저하고 포기할 거에요.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보면 이미 그렇게 가고 있어요.

 

그 사이에서 최경환 부총리는 내가 이 정권의 주인도 아닌데 그 이상 밀어부치긴 어려운 상황이겠죠. 사실 거기엔 한국이 실버 데모크라시 사회가 되고 있다는 점도 한 몫을 할겁니다. 과거의 인플레이션 향수에 젖어있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했잖아요. 그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부자면서 동시에 경제성장을 당연한 걸로 여기는 착각 속에서 아직 살아요. 그들이 여전히 한국의 정치 권력을 쥐고 있죠. 결국 경제정책도 여기에 맞춰질수밖에요. 최경환 부총리는 얼마 전에 7.30 재보선에서 자신의 부동산 부양 정책이 먹혔다는 발언을 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죠.

 

그런 발언을?!

 

일본이 저 꼴이 된 건 과거가 미래를 잡아먹어서죠. 한국도 지금 딱 그러고 있고.

 

빚쟁이가 된 신기자도 이젠 그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걸로.

 

(울컥) 아빠니까. (말을 돌리며) 이건 부수적인 원인일 수 있지만 총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문제일 수 있어요. 내각 자체가 현재 한국은 청와대가 정치를 움직이고 있잖아요. 역대에 청와대가 이렇게까지 비대한 정권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내각이 거의 사실은 무용지물에 가까운 상태이고. 특히 총리는 존재감이 없고. 우리가 최경환 부총리가 어디갔냐고 물어봤지만 우리나라는 총리가 없죠. 이건 사실 내각이 해야 할 일인데 청와대는 이 모든 걸 정무적으로 해석하는 집단이라고요. 본질적으로. 그러다보니까 화살을 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살을 부러트리거나 쏘지 않죠. 원인은 또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이대로 3년이 지나가고 나면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곤궁한 위치에 빠질거예요.

 

일본처럼 돼있을까.

 


6. 중국이 희망인가?

 

일본 얘기도 했으니 여기서 다시 중국 변수를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가장 가까운 일본 기업들이 부활을 할 것이고 지금은 환율 정도만 얘기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기업경쟁력이 위기에 처할 상황이 발생하겠죠. 그 다음은 중국인데 중국하고 한중 FTA를 했어요. 하지만 중국 경기는 예전만 못 하고 계속 나빠지고 있는 상태.

 

근데 이제 제가 봤을때는. 중국은 우리에 비해서 생각보다 미래가 그렇게 암울하진 않아요. 성장률은 둔화되고 여러 가지 그동안 고성장이 가져온 문제가 나타나겠죠. 그래도 중국은 굉장히 큰 스케일의 내수중심 경제의 구현이 가능한 나라거든요. 한국에서는 우리가 수출주도 성장에서 내수주도 성장으로 경제의 축을 돌릴 때 과연 누가 내가 파는 것을 안에서 사줄 것인가 의문이 생기잖아요. 내가 만약에 럭셔리한 카페나 식당을 만든다. 과연 누가 이걸 먹어 줄 것이냐 의문이 생기지만 중국은 다르거든요. 거기는 3백만명 이상의 대도시가 열 개가 넘게 있는 나라에요. 그래서 중국은 소비 위주의 경제를 한다고 맘만 먹으면 상당기간 유의미한 성장을 할 수가 있어요. 근데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보다는 약점이 있죠. 그래서 사실은 잘 살려야돼요.

 

중국과의 관계를.

 

올 해 주식시장에서 각광을 받았던 기업을 두 개 정도 예로 들 수 있는데. 하나는 아모레퍼시픽. 하나는 호텔 신라에요. 근데 아모레퍼시픽같은 경우엔 주가가 1년 동안 1.5배 정도 올랐는데 전체 매출의 27퍼센트 정도를 중국인들이 설명해요. 중국 관련 매출이 1조인데 그 중에 절반은 중국 본토에서 나오는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사주는 화장품 매출이에요. 면세점 매출인거죠. 근데 그 현상은 신라호텔같은 전형적인 아웃바운드 비즈니스에서도 똑같아요. 신라호텔 매출이 3조가 조금 안 되는 규모인데 호텔 매출은 20퍼센트도 안 될 겁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면세점 매출이에요. 그 면세점 매출이 올 해 급증했는데 그게 중국인들의 힘인거죠. 바꿔말하면 아웃바운드로 들어와서 그렇게 많은 화장품과 면세점 쇼핑을 하는 중국인들이 앞으로도 절대 줄지 않을 거에요. 그럼 우리나라 내수도 발상의 전환을 좀 해 볼 필요가 있죠.

 

그 내수가 꼭 한국 사람일 필요는 없다라는 얘기죠.

 

그러니까 3백 만명 이상이 되는 도시가 중국에 10개가 있는데 북경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는 상해가 아니에요. 서울이지.

 

아. 오. 발상의 전환인데요.

 

게다가 한국에 오는 비행기값이 상해보다 터무니 없이 비싸지도 않아요.

 

그렇겠구나. 그렇다면 한중FTA가 어쩌면 굉장한 돌파구. 유의미한 돌파구가 될 수 있겠네요.

 

사실 저는 지금 한중FTA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고 조금 더 미루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봤던 입장이에요. 중국과 미국 사이에 썸타기에는 한중 FTA가 좋은 재료라고 보았끼 때문인데요. 한중FTA를 하는 것에 대해서 미국이 그렇게 탐탁해하게 생각하진 않거든요. 보수 입장에서 박근혜는 친미정권이지 않을까 싶지만.

 

아니죠.

 

실질적으로 박근혜 정권은 친중정권이에요. 이게 지금은 보수 정권이라 그런 비난을 보수로부터 덜 듣고 있을 뿐이에요.

 

지금 말씀하신것처럼 중국 시장과 통합된 형태의 시장이 되어야만, 기업들도 그런 사고 틀을 갖고 있어야만 한국을 오프쇼어링하지 않을 거 아니에요. 안 그러면 좁근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만 하면서 1등 2등 다툼만 벌여야 할테니까. 은메달까진 살고 동메달부턴 목메달.

 

내수 서비스 업으로 진출을 생각하는 기업 그리고 자영업을 꿈꾸는 한국인 입장에서 중국 요우커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라는 입장이지만 또 그들이 한국 경제를 떠받칠만한 힘이 있느냐 묻는다면 또 그렇진 않거든요.

 

그것만 믿을 순 없다.

 

도움을 받을 순 있지만 의지를 할 순 없는 게 한국 입장에서 중국인들의 소비력이에요. 그래서 현명한 통화정책, 적극적인 재정정책, 세 번째 화살. 이게 같이 가지 않으면 어려운거죠.

 

좋아요. 일단 어쨌든 그나마 한국 경제에 기대할만한 곳은 중국경제가. 물론 예전만큼 성장률이 업라이징하진 않지만 7퍼센트 성장률이란 건 훌륭한 것이니까. 그걸 믿고 갈 수 있는 여지가 아직은 있다. 그리고 더더군다나 우리 경쟁사일 수 밖에 없는 일본 기업들에 한국 기업들이 비교우위일 수 있죠.

 

한일 관계는 최악이니까요.

 

사실 중국까지 한국의 내수 시장으로 볼 수만 있다면 참 좋겠는데, 문제가 있긴 해요.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무시무시하다는 거죠. 그것도 한국과 거의 일대일 대응하는 기업들이 즐비해요. 갤럭시 대신에 샤오미를 쓰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거죠. 일단 중국 기업들의 설비 투자율이 어마어마하니까요. 결국 따라잡히게 돼 있죠. 중국이 지금처럼 제조업 중심 성장을 지속하는한 결국 한국 기업의 경쟁상대일 수밖에 없잖아요. 방법은 중국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쓰는 건가?! 중국도 미국처럼 주술경제체제에 들어가서, 일 안 하고 쓰기만 해준다면, 한국은 완전 행복한건데. 물론 일은 더 오래 해야하겠지만요.

 

7. 개혁에 실패한다면?

 


(말을 돌리며) 아마도 공무원 연금을 의미 있게 개혁하면 정권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겁니다. 비록 옳은 정책이지만.

 

사실 옳은 정책을 하고도 정권을 뺏긴 사람들이 꽤 있잖아요.

 

많죠. 노무현의 종부세라는 것도 몇몇 디테일을 제외하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키는 옳은 정책이었죠.

 

같은 맥락이죠. 근데 그 얘기는 뭐냐면 말이죠. 박근혜 정부가 연금 개혁을 하다가 말 수도 있단 뜻이기도 해요. 사실 집권 중반기 이후부터는 차기 정권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올텐데 정권을 뺏기고 싶은 생각은 없겠죠. 당연히.

 

근데 어떻게 보면 박근혜 정부가 손을 댄 많은 것들이 용두사미로 끝났어요. 공기업 민영화라는 것도. 진정한 공기업 민영화라는 건 경영의 비효율을 해소화하고 정부 지분을 매각한 후 그 이윤의 상당 부분을 R&D 투자를 통해 생산성 증대에 쓰는 것인데 처절하게 실패했죠.

 

첫 단추도 못 낀 것 같은데요?

 

무능한 경영자들, 어리버리한 공무원들, 사악한 정치인들이 엮여서 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첫 단추도 못 끼웠어요.

 

그 때 어디야. 경향신문 앞에 있는 그 어디냐. 철도 노조하고 시끄럽게 싸우다 끝난걸로. 그걸로 끝이었죠. 더이상 진도가 못 나갔죠. 공무원 연금개혁도 마찬가지죠. 지금 올 해 하반기. 사실 이게 아까 잠깐 말씀하셨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어떤 함의가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아요. 그게 주변의 참모들에 의해서 이거 추진해야 한다고 믿고 이걸 성공하면 굉장히 훌륭한 대통령이 된다라고 얘기만 듣고 가는거지 이 정책을 왜 끌고 가야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모르니까 하다가 좀 꼬이거나 지지율이 떨어질 것 같으면 바로 손을 떼버리는거죠.

 

공기업 민영화라든가, 연금 개혁이라든가 뭐 통일대박론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위대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굉장히 좋은.

 

굉장히 큰 사안들인데 한 정권이 아젠다 하나만 성공시켜도 되는 것이죠. 어쨌든 이 정부의 특징은 용두사미인데. 하지만 마지막에 할 수 있는 건 노동시장 유연화일 가능성이 있어요. 그건 기업들이 바라는 바고. 고정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겠죠. 그때쯤 되면 정권의 3,4년차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가 봤을 땐 다 못 할거예요. 지금 이런 스타일로는. 기대를 꺼야 할 겁니다.

 

아. 하다 말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을 보면 안타까운 게 사실 무상급식을 하느냐 마느냐의 주제는 지금 한국 경제 앞에 놓인 현안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무상급식이 경제적으로 옳으냐. 연봉이 몇 억 되는 애들의 자식을 무상급식을 해줘야 하느냐. 그게 경제적으로 옳지 않으냐라는 반론은 물론 할 수 있지만 비슷한 반론으로 65세 이상은 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하잖아요. 65세 이상 노인 중에는 부자들도 많을텐데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사람들의 소득을 가려서 무임승차권을 받게 하진 않잖아요. 아주 기본적인 복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사실 한 달에 5만원에서 7만원 정도 되는 밥값이 앞으로 우리가 자라나는 애들을 위해서 디폴트로 장전해야되는 복지의 형태냐. 아니면 그걸 선별적으로 가져가야되는 복지의 형태냐. 논란하고 있는 건 아주 미시적인 부분이고 선택의 문제일 뿐이에요. 그게 마치 자신과 진보를 구분하는 것처럼 말하는 보수는 죄다 나라를 망치는 가짜 보수일 뿐이에요.

 

근데 이건 참 재밌는건요.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것들이 굉장한 거시경제 부분이라 마치 개헌처럼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을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닥쳐야만. 내가 직장에서 짤려야, 내 월급이 줄어들어야만 느끼는 것이고 그 외에는 알아서들 하라고 다들 둔다는거죠. 반면에 내 아이가 점심을 먹을 것이냐 안 먹을것이냐는 당장 피부에 와닿는거예요. 그러니까 정치가 점점 난쟁이화되는 것이죠. 키가 작아지고 있는거죠. 정말 중요한 부분들을 건드리지 못 하고.

 

그런데 슬픈 건 뭐냐면 이런 재정정책, 통화정책, 제3의 화살정책이 실패해서 한국이 극심한 디플레이션에 들어가고 통화가 상대적으로 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오프쇼어링이 일어나고 그 와중에 잘못된 노동정책으로 고용만 불안해진다고 생각해봐요. 가계부채는 계속 커지는데 소득은 늘지 않고 성장도 되지 않고.

 

지옥이네? 어? 일본이네?

 

그런 상황이 되면 그 상황이 모든 걸 다 바뀌어버려요. 사람들이 가지는 미래에 대한 기대. 라이프스타일. 심지어 성생활까지 다 바꿔버려요.

 

그러면 극우 파쇼 정권이 등장하죠. 과거 혹은 미래에만 중독된 인간형들. 어? 최경환 정책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결과는 역시 보수의 재집권인가?

 

초식남이 등장하고 건어물녀가 등장하고. 이런 것들이 다 활력이 사라진 경제의 부산물이거든요.

 

경제가 사람을 바꾸니까요. 아까 크루그만 말씀하셨듯 중앙은행의 독립이 훼손을 해도 상관 없다라고 사고할 수 있는 전반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는 거죠. 사실 그런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꽤 있는 것 같아요. 문제는, 최경환 부총리의 정책은 실패할 경우, 이런 사회 퇴행을 촉진할 거란 겁니다. 모든 경제 주체들이 코너에 몰려서 자기만 살겠다고 이기적으로 변하겠죠. 일본의 정책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게 걱정이죠. 할거면 제대로 해야 하는데, 찔끔찔끔 게릴라처럼 간만 보니까, 답답한 거죠.

 

지금도 진보 진영에서는 가계 부채때문에 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라는 주장을 해요. 심지어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야당은 12월 금통위의 금리동결에 환영 멘트까지 했어요. 그런 모습을 볼 때 야당은 과연 수권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워요. 모르면 차라리 가만 있으면 될텐데. 가계 부채와 금리인하에 관한 논쟁은 사실 일본에서 소비세 인상 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과 비슷해요. 정부의 신용도를 지키기 위해서 소비세 인상을 한다고 약속했으니 꼭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 내부에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폴 크루그먼이 그런 식의 신용도라면 없는 게 낫고 훼손시켜야 된다고 냉소했어요. 일본 부채의 90퍼센트를 일본인들이 들고 있는데 뭔 넘의 '크레더빌리티'(credibility)가 필요하냐. 그런 '크레더빌리티'는 빨리 망가트려서 경기 회복을 하는 것이 진짜 크레더빌리티를 높이는 궁극적인 목표라구요. 무디스가 그 이후에 일본의 신용등급을 낮췄지만 그 효과는 반나절도 안 갔어요. 우리나라 일부 진보 진영이 하는 비판도 비슷해요.  가계 부채를 해결하려면 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웃기는 거죠. 그럼 가계 부채는 어떻게 해결할 거냐는거죠. 가계 부채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어요. 소득을 늘리거나 부동산 가격을 높이거나.

 

그런데, 계속 얘기하다보니, 우리가 정말 어쩔 수 없는 게 하나 있네요.

 

뭐죠?

 

인구 노령화와 감소. 이 모든 문제가, 국가가 늙어가면서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JO&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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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동조와 신기주 KI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