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최근 야당 생각


나는 박영선 대표가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한 후 반대에 부딪혔을 때 의원총회에 넘긴 후 표결결과가 부결되면 원내대표 자리를 집어 던지기를 바랬다. 힘든 결정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중도 동료들도 그것이 옳은 정치적 결정이란 걸 알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영선 대표는 3자 협의체를 주장하며 강경파들의 의견을 수용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안경환이나 이상돈 교수에 대한 나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안경환 교수가 마광수 사건에 보여주었던 태도는 법학자로서 함량미달이었다. 이상돈 교수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지지이유로 밝혔던 논거들은 수준 이하였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이상돈은 궁색해졌다. 나라면 그들을 비대위에 절대 추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의 소란의 정도는 필요이상이다. 그들의 그런 반응은 지금 강경파로 분류되는 민주당 의원들이 실은 민주당이 집권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자신들이 자리를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소란을 피우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저 지금 정치구도의 유지다. 하지만 야당의 집권 가능성 없이는 한국 정치도 정상화되지 않는다.


요즘 야당에는 소리지르는 이들이 많다. 김무성이 안하무인으로 소리지르면 그건 마초적 매력이 된다. 보수의 도덕기반에는 '평등' '공평성'이외에도 '충성심' '권위'의 매트릭스가 있다고 조너선 하이트는 <바른 생각>에서 말한다. 정청래가 안하무인으로 소리를 지르면 그의 열혈지지자들을 빼면 중립지대의 많은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도덕적 선을 독점하는 걸 고깝게 생각한다. 일부는 환호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등을 돌린다. 인간은 타인의 위선에 그다지 관대하지 않다.


진보적 도덕기반을 가진 정치인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도덕적 겸손'이란 미덕을 가져야 한다. 도덕적 권위는 도덕적 겸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당선은 그 때문이다. 오바마의 '담대한 희망'에는 그의 도덕적 겸양이 흘러 넘친다. 클린턴에게는 도덕적 겸손 대신 엄청난 감정적 호소력이 있었다. 과연 민주당에 도덕적 겸양과 감정적 호소력이 있는 정치인이 누가 있을까.


세월호 유족들에게 공감하는 것은 도덕적 선이고 공감하지만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도덕적 악으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과연 유족들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은 실현될 수 있을까?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려면 설득과 합의가 필요하다. 정청래같은 정치인의 행동은 유족과 민주당의 목표를 실현시키지 못한다. 대신 자신의 이익만 실현시킬 뿐이다. 유족들이 합의된 세월호 특별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통과 가능성이 없는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우기는 것은 기만행위일 뿐이다.


이번 달 에스콰이어에 기고한 하이트의 <바른 생각>에 대한 서평 제목을 나는 <우파의 역습>이라고 달았다. 그는 당위와 현상을 혼동하고, 개인보다 집단을 선호한다. 우파의 도덕적 기반을 지지하기 위해서 그는 이미 한물간 집단선택이론을 살려낸다. 공공의료보험은 물론 민간의료보험도 불필요하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한 민주당원의 주장까지 인용한다. 하지만 그래서 좌파는 그의 논리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 이기기 위해서.


우파의 입장에서 보수의 도덕감정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진보 정치인처럼 반가운 것은 없다. 영구집권을 가능케 해주기 때문이다. 도덕적 겸손은 다른 사람의 도덕감정에 대한 이해 없이 나오지 않는다. 진보진영의 끝자락에 모여 앉은 자들의 은밀한 도덕적 자위행위는 그대로 표로 연결된다. 연전연패다. 이제 대중들이 서서히 구역질을 느낄 때가 되었다. 고귀함과 품격은 보수의 도덕기반이긴 하지만 진보주의자가 갖지 못할 것도 없다.


나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호감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 민주당 사태를 보면서 그에 대한 호감이 부쩍 커졌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그의 입장과 최경환 경제정책에 반응하는 그의 수준은 다른 민주당 인사들과 격이 달랐다. 과연 민주당에 도덕적 겸양과 감정적 호소력이 있는 정치인이 누가 있을까, 라는 이전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적어도 이번 사건 속에서는 박원순이었다. 계속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by JO (김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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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동조와 신기주 KI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