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SM의 소녀시대정신

 

SM엔터테인먼트에 소녀시대 리스크가 터진 건 벌써 두 달 전인 지난 9월 30일이었다. 이미 리스크가 알려진지 두 달 가까이 지났단 얘기다. 그런데도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회복될 기미가 없다. 한중FTA 수혜 기대감으로 11월 들어서 반짝 반등해서 겨우 3만원 대를 회복했다. 한때 5만 원 대였던 주식이다. 


소녀시대는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캐쉬카우다. 소녀시대의 연간 매출액 추청치는 500억 원에 달한다. 그나마도 음반판매와 공연수익만 따진 액수다. 광고수익과 개별활동과 기념품 판매는 빠진 금액이다. 


소녀시대는 9명이다. 지난 9월 30일 SM엔터테인먼트는 소녀시대가 8명이 된다고 발표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제시카가 본인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사에 앞으로 한 장의 앨범활동을 끝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SM엔터테인먼트가 상장돼 있는 코스닥 시장엔 제시카 관련 루머가 확산돼 있는 상태였다. 9월 30일로 예정돼 있던 소녀시대의 중국 심천 팬 미팅에 제시카만 동행하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루머가 사실로 확인된 상태였다. 9월 30일 하루만에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4만원대가 깨진 3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소녀시대는 수년 동안 SM엔터테인먼트의 간판 아이돌 제품이었다. 2011년 6월 파리 제니스 공연장에서 열린 SM타운 콘서트는 유럽과 전세계에 불고 있는 케이팝 열풍을 목격할 수 있는 자리였다. SM타운 파리 콘서트의 메인 무대는 소녀시대한테 맡겨졌다. 소녀시대가 SM엔터테인먼트의 플래그쉽 제품이자 케이팝의 간판 스타라는 걸 확인시켜준 무대였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은 따로 열린 한류 관련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류는 IT와 BT에 이어 CT로 만들어졌습니다.” 지식기술과 바이오기술에 이은 문화기술이란 얘기였다. 사실상 아이돌 산업도 한국식 제조업의 일환이란 의미도 있었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 산업을 혁신적 제조업으로 발전시켰다. 문화산업의 총화는 결국 스타다. 사람은 사람을 좋아한다. 문제는 스타는 태어나는 것이지 만들 수 없다는 데 있다. 완제품의 품질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산업화가 되기 어렵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 부분을 극복했다. 10대 시절부터 예비 스타를 발굴해서 집중적 훈련을 통해 춤과 노래를 가르친다. 춤과 음악은 전세계 댄서들과 작곡자들을 하나로 묶은 음악 생태계를 조성해서 조합해낸다. 수천곡의 음악과 가사를 모아놓고 훈련시킨 모델에 해당되는 아이돌한테 옷을 입히듯 입혀본다. 그렇게 아이돌과 춤과 노래를 조립해서 아이돌 스타라는 완제품을 만든다. 이게 CT다. 그리고 한국 CT의 걸작은 소녀시대였다. 


지난 10월 1일 제시카는 SM엔터테인먼트와는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9월 29일 SM엔터테인먼트와 소녀시대로부터 나가달라는 퇴출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시카가 자신의 패션 브랜드 블랑 사업을 시작하면서 소녀시대의 다른 멤버들과 갈등을 빚은 사실도 드러났다. 제시카는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블랑 사업을 허락받고 시작했지만 돌연 “사업을 그만두던지 소녀시대를 떠나든지 양자택일을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유야 어떻든 소녀시대가 안에서부터 망가진 건 분명했다. CT 제품의 품질에 이상이 생겼다. 여기에 EXO의 불운까지 겹쳤다. EXO는 SM엔터테인먼트의 남자 아이돌 제품이다. 동방신기라는 걸작을 만들었던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가 흔들리면서 남자 아이돌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고 말았다. 


SM엔 슈퍼 주니어가 있긴 했지만 남자 아이돌 시장의 주도권은 YG엔터테인먼트의 빅뱅으로 넘어갔다. SM은 결국 EXO로 권토중래에 성공했다. 그런데 EXO의 중국인 멤버인 루한이 지난 10월 10일 SM엔터테인먼트를 상다로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한 마디로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겠단 얘기였다. 이미 지난 5월엔 같은 그룹의 크리스가 같은 소송을 내고 팀을 떠났다. 소녀시대 리스크에 EXO 소송까지 겹쳤다. 설상가상이었다. 결국 지난 10월 13일에는 2만6700원대까지 폭락했다. 불과 한 달전 4만 원 후반이었던 주가가 반토막이 난 셈이었다. 


CT의 위기다. 문화산업의 최대 무기이자 리스크는 사람이다. 사람이 곧 제품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이나 자동차는 일단 만들어놓으면 변하지 않는다. 사람은 다르다. 시사각각 변한다. 물론 모든 기업은 인력 리스크를 겪는다. CEO리스크가 대표적이다. 최고경영자가 송사에 휘말리면 해당 기업의 주가에 흔들린다. 그렇다고 기업의 제품이 사람인 건 아니다. 


SM엔터테인먼트 같은 CT기업은 사람을 제품화한다. 한번 만들어놓았다고 해도 수시로 품질이 바뀐다. 올 한 해 동안 소녀시대의 멤버들은 시도때도 없이 열애설에 휘말렸다. 윤아, 수영, 티파니, 효연, 태연까지 스캔들이 휘말렸다. 제시카도 재미 사업가 타일러 권과의 열애설이 터졌다. 20대 초반 성인 여성이 연애를 하는 건 자연스럽다. CT에선 제품 품질에 영향을 준다. 아이돌 제품 소비자들의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CT의 한계다. 아이돌은 제품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일정 기간 동안은 춤추고 노래는 로봇처럼 만들 수 있다. 결국 회사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연애를 할 수도 있다. 본인들끼리 사이가 나빠질 수도 있다. 심지어 아이돌의 부모들끼리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그걸 억지로 억누르다보면 노예 계약 얘기가 나온다. SM엔터테인먼트도 들어본 비난이다. 


2014년 한 해 동안 SM엔터테인먼트가 한꺼번에 악재를 겪고 있는 건 한류 CT의 태생적 약점 때문이다. 이미 동방신기 리스크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CT가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숙제다. 사람과 제품의 공존이 가능한 문화를 만드는 게 문화기술의 완성이다. 


소녀시대 리스크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결정타를 맞았다. 낙폭과대에 대한 반발매수로 하락세는 벗어났지만 의구심은 계속되고 있다. 소녀시대 리스크는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에도 불확실성이 섞여 있다는 걸 드러냈다. 소녀시대 같은 스타 상품은 과대 포장되는 경향이 있다. 해당 기업이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되게 만든다. 일단 고평가된 것은 급락할 가능성을 잉태한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케이팝 열풍을 만든 CT의 혁신가다. 소녀시대를 문화 산업의 시대 정신으로 만들었다. 이제 개인적으로도 사업적으로 불행과 불운을 딛고 자신이 만든 CT의 재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새로운 시대 정신이 필요한 시대다. 

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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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동조와 신기주 KI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