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한미동맹은 테러당했는가?


1. 리퍼트 테러는 발화점 

 

김동조(이하 조) 신기자님 새로 낸 책 재밌더군요. <장기보수시대> 잘 읽었습니다.


신기주(이하 주)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이사님도 책이 곧 나올 예정 아닌가요? 


 네. 제 책은 다음 주 정도에 나오죠. 그나저나 지난번에 리퍼트 대사가 테러 당했을 때, 발레하는 거 보셨어요?

 

 발레하는 건 못 봤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북치고 춤추는 건 봤네요.

 

20여명의 20대 초반 학생들이 나와서 쾌유를 기원하며 발레 공연을 하더라고요. 남자친구들과 놀고 싶었을텐데 그대신 공연을 하는 젊은이들은 대사님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이 절실했나 봅니다.

 

외신을 보니까, 일본에선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대사를 상대로한 테러 협박이 있었다면서요. 마침 미셸 오바마 여사도 방일한 상황이라, 경호가 엄격해졌다고 하더군요. 한국에서 일어난 리퍼트 대사 테러에서 영감 아닌 영감을 받은 것 같다던데.

 

정말 가지가지 하네요.

 

지금 미일 관계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할 정도죠. 결국 아베 총리도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하게 될테고. 그 얘긴 군사안보만의 문제가 아니죠. 결국 미국이 일본의 경제 회복을 도와줄거란 뜻입니다. 1980년대 일본 경제를 무너뜨린 것도 미국이었으니 수렁에서 꺼내주는 것도 미국인 걸로.

 

그 와중에서 한국에선 리퍼트 대사 테러가 터지고 이어지는 광풍. 이 사건이 난 다음에 보수신문 1면에 달았던 제목들이 대충 뭐. 한-미 동맹이 테러당했다든가 이런 식으로 표제를 달았는데.

 

참 신기하죠. 신문사마다 같은 헤드라인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게. “한-미 동맹이 테러당했다.” 그때부터 싸드 배치 문제가 보수 여당을 중심으로 집중 부각된 것도 눈여겨볼만 해요. 여기에 중국이 맞불을 놓으면서 AIIB 가입 문제까지. 모두가 리퍼트 대사 테러가 발화점이 돼서 우후죽순처럼 터져나온 이슈들이죠.

 

2. 웬디 셔먼의 오비이락

 


몹시 오버스럽고 조악한 시각이지만 그 시각에서도 김기종이란 사람을 진보 진영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볼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을 거에요. 미국 정부는 이 사건을 당연히 개인적인 '일탈'로 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지금 이명박 정부 5년, 박근혜 정부 2년을 거치면서 한-미 관계가 삐걱거리는 느낌인데 차마 보수 진영에서 그걸 직설적으로 언급하기엔 불편한 상황에서 이런 사건이 터지자 보수 언론에서 더 오버해서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이번 사건을 기회로 지금 한-미 관계를 재조명하려는 시도가 있는 거죠.

 

결국은 정치라는 건 생물이라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사건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잖아요. 이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인데. 박근혜 정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걸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국내 정치와 국제 외교.

 

그렇죠. 하나는 말씀하신 것처럼 외교적 관계에서 한-미 동맹을 병문안 외교로 확인하는 과정이 있죠. 두 번째는 내부 정치 상황을 해결하는 문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고 이게 4.19 재보선까지 이어지는 정치 일정에서 어떻게 유리하게 이용되는. 내부의 보수 세력을 재결집시키는 이런 두 가지 아젠다가 있어요. 첫 번째 이슈는 사실 한-미 관계하고 연결돼있어서 재밌게 돌아가는 것 같아요. 요즘 일본에서 아베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게 화제잖아요. 미-일 관계는 MB 정부 시절의 한-미 관계 만큼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상태'인 것 같아요. 반면에 한-미 관계는 그렇지 않거든요. 우리한테만 안 알려져있는거지. 내부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있지만 국제적으로 보면 한국은 일본에 비하면 미국보다 가깝지 않은 상태라는거예요. 근데 이게 리퍼트 대사때문에 역설적으로 아니야, 우리도 너희를 엄청 걱정하고 병문안도 가고 나도 테러 당한 적 있어. 나도 칼 맞은 적 있어. 이런 식으로 하면서 한-미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 가 된거죠. 물론 이걸 미국이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재밌게 생각한 건 이 사건이 터진 초기에 왜 테러를 했는가란 분석에 중앙일보를 비롯한 많은 언론이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 차관의 발언때문일 수도 있다고 몰아가는 것이 재밌었어요.

 

그게 뭐예요. 하하. 오비이락이죠.

 

3. 미국 민주당은 한국 진보와 같은 마음이 아니다

 


김기종이란 사람은 진보 진영에서도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못하던 운동가였고. 그런 운동가의 개인적인 낙담과 좌절이 낳은 사건을 웬디 셔먼의 연설과 관련지어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웬디 셔먼의 발언이 보수 진영에게는 굉장한 충격이었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아요. (웃으며) 재밌는 것은 우리나라 진보세력은 미국의 민주당이 같은 진보 진영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그들이 우리의 진보적인 정책을 지지해줄 거라는 기대가 있죠.

 

아직도 그런 착각을요? 하하.

 

그게 깔려있어요.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는 <한겨레>나 <경향신문>의 논조가 상당히 우호적이에요. 그럴 필요 없는데.

 

클린턴 정부 때 핵전쟁 일으키려고 했던 거 기억 안 나나부죠.

 

웬디 셔먼의 연설문을 읽어 봤더니 메시지는 클리어하더군요. 마치 존 바이든 부통령이 한국에 왔을 때 “야, 줄 똑바로 서. 인생은 줄이야”,  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가 오해가 있었다며 해명하는 해프닝이 있었던 것처럼 이번 메시지도 민족 감정을 악용해서 대중을 선동하는 정치인들이 동아시아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코멘트를 했죠. 연설 자체는 한국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한국을 특정한거예요.

 

(하하) 굉장히 불편하게 만드는 거죠.

 

사실 정확하게는 이명박 대통령을 특정한것인데. 근데 이게 재밌는건요. 박근혜 정부는 기본적으로 안보 보수잖아요. 수구 보수인거고. 반면 이명박 정부는 시장 보수였던거고. 그게 미국과의 관계에 내생적 변수가 되는건데. 지금 리퍼트 대사 테러가 안보 보수하고 시장 보수를 하나로 묶는 일종의 보수 결집 아젠다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시장 보수는 미국하고 관계를 더 중시하고 안보 보수는 미국이 중요하긴 하지만 결국 필요에 따라서는 북한, 중국과의 관계로도 변화시킬 수 있는거고. 그게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 내지는 박정희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었잖아요.

 

박정희 대통령 정치를 체험했던 사람은 40대엔 사실상 없는 거나 마찬가지죠. 79년이면 지금 40대는 대부분 초등학생이거나 10대 초반.

 

저는 서,너 살이었나.

 

2,30대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체험한 적이 없는 역사속 인물이죠. 그래서 지금의 관념으로 박정희는 보수와 친미일 것이란 착각을 하지만 사실 박정희 대통령 성향은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중앙계획형 개발 독재를 추구했던 사람이고 친미적 성향이 강한 사람은 아니었죠.

 

반미는 아니더라도 미국과의 긴장도 좀 있었고. 저는 다섯살 때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를 보면서 참 걱정했던 기억이 나요. 하하하. 저 사람 저러면 안되는데.

 

(웃으며) 천재인데?

 

천재였는데. 참. 어쨌든 이게 대내적으로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는 영향이 있고 그렇기때문에 다시 국내 정치로 돌아오면 4.19 재보선까지 끌거란 말이죠. 지금 뭐 일단 김기종에 대해서 국가보안법 적용 여부를 묻고 있고 어쨌든 특별검사들이 공안 파트에서 이 잡듯 뒤지고 있으니 뭐라도 나오겠죠. 이제 새누리당 쪽에서는 이미 민주당과 성대 라인으로. 지금 요즘 그거 아세요? 요즘 정치를 태평성대라고 부른다면서요. 성대 라인이 꽉 잡고 있다고. 그 중에 김기종이 있는건데.

 

성대 출신이시군요.

 

어쨌든 여.야에 걸쳐서 성대 라인이 많은데 이 사람때문에 야당과 관련된 색깔 공세들이 강화될 것이고. 그게 뜻밖에도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면서 4.19 재보선이 굉장히 여당에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고 있는거죠. 계속 끌거예요. 아마도.

 

4. 미일 관계 대 한중 관계

 


박근혜 대통령이 조심해야 할 것은 이렇게 단기적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일본과의 긴장관계나 종북주의자의 일회성 해프닝을 이용할 순 있지만 거기 매몰되다 보면 큰 그림을 놓치는 지난 2년 간의 흐름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요.

 

지지율에 연연하는 정치.

 

이명박 대통령도 독도에 헬리콥터를 타고 내리면서 굉장히 지지율 반등에 재미를 봤지만 사실 이명박 대통령 5년 중에서 어떤 외교정책과 어떤 대북정책이 성과를 거두었냐? 없어요. 대일외교와 대북정책에 있어서 일종의 공백기이자 암흑기입니다.

 

일본과의 관계는 완전히 망쳐놓았고. 웬디 셔먼은 이명박 대통령의 그 때 행위부터 얘기하는거죠. 일본에 가서도 사실 그 행위때문에 결국 그 일본 정치인들이 다 돌아선 거 아니에요. 근데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상황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무엇인지 짚는 게 순서인 것 같은데. 아베 수상이 지금 미국에 가서 연설을 한다는거죠. 그 연설의 의미가 굉장히 큰 것인데. 전후에 총리가 미국 가서 연설한 적도 없고 특히 진주만을 생각한다면 이건 거의 상전벽? 한 상황에서 미-일 관계가 가까워지고. 그리고 일본 애들은 계속 그렇게 얘기한다는데. 한국은 결국 중국한테 붙을거야. 한국은 포기해. 사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한국이 외교 또는 경제 정책 관련해서 미국한테 협조를 구하는 건 쉽지 않다는거죠. 거기서 한 가지 변수는 그래서 새누리당이 알아서 사드를 들고 와서 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해요. 오히려 미국한테 계속 미-일관계를 견제하기 위해서 사드를 던지고 있는거죠. 문제는 그게 통할 것이냐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사드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는 나쁘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고 봅니다. 다만 그 구체적 방법에 있어서는 영리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유승민 대표같은 경우는 국방위원장까지 했잖아요. 그래서 사드 배치가 외교적 논쟁을 떠나서 전술적으로도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라더라고요. 어쨌든 북한 미사일을 막으려면 사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는건데. 그러니까 새누리당은 미국보다 먼저 앞서서 사드 배치를 빨리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고. 이렇게까지하니까 일본 애들 얘기는 듣지마. 한국은 항상 미국 편이야라는 시그널을 주고 싶어하는건데. 결국 경제 얘기를 하게 되겠지만 일본하고 한국이 미국의 외교, 경제적 지지를 서로한테 달라고 경쟁하는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거죠. 사실 정반대의 상황인 것 같아요. 예전만 해도 미국이 한국을 꼬드기려고 애쓰기도 하고. 아베가 와서 박근혜 대통령한테 말 걸었다가 무안 당하기도 하고. 지금 거꾸로 리퍼트 대사 상황 이후에는 한국이 미국하고 일본 관계에서 손짓을 벌리고 있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는거죠.

 

우리도 사실 좀 먼 그림을 보고 미래를 예측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는데. 최근 7년간 여당 정책을 보면 그런 제대로 된 예측에 기반을 둔 정책을 찾아볼 수가 없어요. 세상에 편익만 있고 비용은 없는 정책이라는 건 없거든요. 경제 정책도 아베노믹스를 하기 위해서는 국가 부채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죠. 우리나라도 당연히 거시 정책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고자할 때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가계 부채이듯이. 아베노믹스 역시 그 정책으로 수혜를 입는 쪽과 비용을 감당하는 쪽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어쩔 수 없이 아베가 표출하는 우경화는 아베노믹스의 수혜를 못 보는 사람들에게 심리적 만족을 제공해줍니다. 그래서 일본의 우경화를 일본의 정치적 필요성에 의한 일종의 ‘쇼’라고 봐야 해요. 문제는 그 ‘쇼’라는 것이 우리 가슴을 계속 후벼판다는 겁니다. 계속 심기를 건드리죠.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곤경에 빠졌을 때 “아, 쟤가 우리 때려. 좀 도와줘요.”하고 뛰어갈 수 있는 곳이 전세계 180개 나라 중에 어디냐.

 

나이지리아. 하하.

 

냉정하게 말하자면 미국과 일본밖에 없는 거죠. 근데 재밌는 건 일본이 얼마 전에 홈페이지에서 우리나라가 일본과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라는 표현에서 몇 가지를 쳐냈죠.

 

핵심표현을 뺐죠. 지금 얘기 듣다보니까 문득 떠오르는 건요. 일본의 우경화정책이 결국은 미국을 독점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과 중국 특히 한국은 삐져서 일본하고 말을 안 하고. 그럼 미국과 동시에 멀어지게 되는데. 그럼 일본은 미국의 외교, 경제적 혜택을 독점할 수 있게 되는거죠. 아베가 굉장히 똑똑하네요.

 

제 생각에는 그걸 애초에 의도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정치적으로  우경화하면서 경제적으로 아베노믹스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아베 입장에서는 최적의 전략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외교적으로 이런 결과를 낳을 거다라고 계산하진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마침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이 등장하면서 어쩔 수 없이 최고의 승부수가 돼버린 거죠. 그야말로 미국에게 믿을 건 일본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귀착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그게 웬디셔먼의 발언이 나온 배경이고.

 

웬디 셔먼의 발언을 보면 두 가지 표현이 끊임없이 나와요. 우리나라 언론은 그걸 좌절한다고 표현했던데 영어의 ‘I’m frustrated’란 표현의 속뜻은 구어적으로 ‘짜증난다’라는 겁니다. 또 하나, 아키텍쳐(architecture)라는 표현이 계속 나오는데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구현하고 싶은 질서가 있는데 이 질서를 만드는데 지금 중국과 한국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웃으며) 중국이야 어차피 걸림돌이었니 그렇다 치고 한국이라는 복병을 대놓고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 입장에서는 사실 여성 표가 중요한 상황에서 위안부와 성노예 문제는 예민한 문제죠. 아무리 동맹이라고 해도 그 문제에 대해서 사과하지 않는 걸 도덕적으로 이걸 잘했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어쩔 수 없이 미국 입장에서는 그것에 대한 비판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한국이 적당한 선에서 넘어가 주길 바라죠..

 

만약에요. 아베가 미국에 가서 지금까지 했던 발언과는 달리 과거 진주만공습에 대해선 사과할 것이고. 다신 그런 일 없을거예요. 무조건 얘기할 것이고. 물론 위안부나 이런 얘기는 일언반구도 안 하겠죠. 하지만 그런 진주만에 관련돼서만이라도 미국 사람들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한다.

 

저는 아베가 미국에서 아주 교묘한 줄타기를 할 것 같은데요. 미국에게는 한국에게 “이쯤 되면 됐잖아”라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이지만 자국내 우파에게도 “뭐 그 정도면 미국의 입장도 있으니 오케이”라고 받아들이게 하면 아주 절묘한 줄타기겠죠.

 

5. 메르켈 변수?!

 


저는 제일 흥미롭게 본 것 중에 하나가요. 거기서 뜻밖에 변수가 하나 있어요. 이 복잡한 와중에. 한-미-일, 한-중 관계에서 떠오른 사람이 메르켈인데. 메르켈이 갑자기 일본에 가서 백기사 노릇을 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저 여자가 왜 저러나. 생각해보면 제가 느끼기에 메르켈은 상대적으로 독일의 도덕성을 부각시키는 측면이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결국 메르켈은 세계지도자로 자신을 부각시키는 용도로 쓰고 있는거고 그게 일본한테 어떤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일으킬거라 생각해서 그 발언을 한 게 아니며 또 하나는 일본이 그걸 놔두고 있는 건 결국 일본은 평화법 개정하고 안보리와 상임이사 이런 얘기들이 오가고 있으니 지지가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메르켈 불러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내버려둔 다음 대신에 지지를 얻어내는. 전 이런 것 같아요. 메르켈이 그런 발언을 함으로써 독일이 UN 안에서 입장이 바뀔 때 그 입장을 지지해 줄 수 있는 명분을 쌓고 있다는거죠. 이게 읽히면 한국은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 같아요.

 

저는 바둑을 잘 모르지만 체스와 바둑이 다른 건 체스는 말들이 다 놓여있는 상황에서 전략이 변하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 바둑을 두기 싫었던 게 무슨 망망대해에 돌 하나 던지는 느낌인데 너무 싫더라고요. 어떤 의미에서 외교 전략은 체스라기보다 바둑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메르켈의 한 수는 그 망망대해같은 바둑판 위에 적절한 곳에 포석을 만드는 느낌인 거죠. 중국과 일본과 동아시아와 미국 사이에서는 독일은 “내가 놓고 싶은 돌은 이거야” 라고 한 수 놓는 느낌인 반면 우리는 바둑판 구석탱이에 바둑 돌 세 개 쯤 놓고선 “나 한 집 만들었어”라고 자랑스러워하는 느낌.

 

사실 메르켈 발언을 갖고 한국 언론들이 정말 반갑다며 역시 메르켈은 훌륭하다고 얘기하지만 결국 그것도 독일 관계에서 나타나는. 말씀하신 것처럼 한 수라면 그걸 읽어내면 결국 한국 외교도 움직여야될 때라는거죠. 사실 지난 2년 동안 중국하고 미국 사이에서 꼼짝 안 하고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그냥 이 쪽 가서 친한 척 하고 저 쪽 가서 친한 척 하고 어느 쪽으로 움직이지 않았죠. 그게 웬디 셔먼이 짜증이 난 이유인데. 이제는 어떤 식으로든 움직여야 한다는건데. 움직일만한 변수가 나타난거죠. 그게 제가 보기엔 리퍼트인 것 같아요.

 

그런 거 보면 한국이 참 박진감이 넘치는 나라에요.

 

하하. 그렇죠. 예측 불허의 변수. 결국 이걸 정치권에서 살릴 수 있느냐인데. 대내적으로 4.19 재보선까지 끄는 건 당연한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한-미 관계를 강화하는 걸로 사용할 수 있다는거죠. 얼마든지. 그게 보면 발레를 하든 북을 치든 뭐 3보1배를 하든 석고대죄를 하든 하시고.

 

어. 지금 말한 게 다 있더라고요.

 

다 있어요. 맞아요. 그러니까 이걸 정치에서는 이런 국민 감정을 적절하게 이용해줘야죠. 저는 한-미관계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거라고 보는데.

 

그런 의미에서 리퍼트 대사의 개인적인 캐릭터도 상당히 많이 부각됐어요. 사실 신기자가 뭐 저기 다른 동남아나 아프리카 같은 나라에 대사로 가서 애를 낳는데 아들 이름을 신우간다 유니 뭐 이렇게 짓진 않았을 것 같거든요. 근데 리퍼트 대사는 세준 이렇게 아이의 미들 네임을 넣어서 이름을 지었단 말이죠. 지금 한국 대중이 어떤 모습의 미국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한국한테는 행운인 것 같기도 해요. 리퍼트란 사람이 꽁한 인물이 아니고 굉장히 대인배여서. 그러니까 뭐 같이 갑시다. 이런 발언을 하면서. 그런 발언은 미국 백악관이나 국무부하고 협의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어쨌든 본인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태도인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본인이 그렇게 꽁하게 대응하지 않으니까 병문안도 할 수 있고 한-미관계를 풀 수 있는 인간적 여지를 주는 것이여서요.

 

어떻게 보면 지금 주일 미 대사같은 경우에는 명망가인 케네디가의 자손이긴 하나 대선 승리에 보답하는 일종의 보은 인사고 캐릭터 자체는 크게 매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죠.  리퍼트는 오바마하고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인사이니 한국 입장에서는 훨씬 좋은 인사가 온 거죠.

 

성김. 그 전임 대사였다면 이렇게 문제가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것도 있어요.

 

사실 존재감이 별로 없었죠. 성김 대사는. 한국계 미국인이었다는 입장에서 역설적인 결과였죠.

 

그러면 결국 앞으로 3년 사이에 박근혜 대통령 정부 외교, 경제는 리퍼트 이후의 변수들로 채워질텐데. 계속 얘기하지만 4.19 재보선은 제가 느끼기엔 북풍으로 시작해서 북풍으로 끝날 것 같아요. 결국 통진당 의석이 없기 때문에. 세 개의 의석이.

 

하나 더 늘었잖아요. 네 개 아닌가.

 

아. 하나가 늘었죠. 최근에 새누리당 의원이 ?? 혐의로 잃었을거예요. 그 세 개를 다시 종북세력에게 의석을 줄 수 없다 뭐 이렇게 몰고 갈 가능성이 높은 것 같고요.

 

저는 문재인 대표가 여기서 꼭 한 석, 두 석, 몇 석을 차지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쁜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정치건 인생이건 중요한 것은 선택의 순간에서 계속 옳은 선택을 하면 그것이 바둑처럼 누적돼서 결국 승리로 가는 것인데. 자꾸 눈 앞에 있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임기응변을 하다가 실수로 나쁜 선택을 하다보면 큰 결과 역시 나쁜 쪽으로 흐르거든요. 일단 명분 없는 야권 연대를 하지 않겠다라고 한 원칙은 지켰으면 좋겠고 설령 질 것 같아도 좀 멋있게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정치는 알 수가 없어요. 불과 2주전만 해도 문대표 지지율이 올라가며 야권한테 유리한가부다였는데 물론 그 얘기는 4월 국면이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거죠. 그런데 이제 유리한 건 정권을 잡았다는 게 좋은 건 어떤 유리한 국면이 있으면 그 국면을 최대한 길게 끌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건데. 마지막으로 하나 더 짚을 건 한중관계네요. 한미관계를 강화시키고 나면 결국 한중관계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것인데. 지금으로써 필요한 게 무엇이냐. 외교적 또는 경제적으로. 어쨌든 한국은 지금 아베노믹스 못지 않은 환율통합팽창 정책을 쓸 참이잖아요. 금리도 내렸으니. 근데 사실 그게 기본적으로는 일본이나 미국의 용인이 없는 한 진행하기 어려운 정책이니까요. 반면에 중국은 제 코가 석 자일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경제정책면으로 보면 중국은 상당한 궁지에 몰려 있죠. 최근의 주가 지수 움직임을 보면 독일이 가장 가열차고 일본이 그 뒤를 따르고 있고 미국 경제는 사실 달러 강세의 여파와 금리 인상의 가능성 때문에 작년 연말 대비 많이 오르지 못 하고 있어요. 달러 강세라는 건 미국 용인 없이 힘들다는 가정 하에서 보면 미국은 유럽에서는 독일이 우방의 한 축이길 원하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한 축이길 원해요. 그 경제/군사/외교적 동맹을 통해서 세계 질서가 유지되길 바라는 거죠. 그것이 미국의 장기적 이해관계에 부합한다는 건데. 역시 그 이면에는 중국에 대한 견제가 있어요. 재밌는 것은 중국의 양적완화도 미국 못지 않게 추진되었거든요. 미국과 중국의 통화는 사실상 페그 돼있는거나 마찬가지여서 미국이 양적완화를 하면 중국 역시 양적완화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미국이 유동성을 줄이는 양적완화 중단과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통화가 페그가 되고 있는 나라인 중국이 유동성을 풀고 있다는 말이죠. 중국 입장에서는 양적완화를 하고 있는 동안 미국처럼 경제 개혁을 하고 노동시장이 좋아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국이 유동성을 줄일 때 중국이 같은 경로를 가게 되면 경제는 힘들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통화량을 팽창시키고 금리를 내리고 있어요. 그게 계속되면 위환화 절하압력이 심해지고 그걸 막으려면 중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을 하는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 개입 비용이 너무 커지면 결국 위안화 절사를 용인해버리겠죠.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위안화 절하가 나쁘지만은 않을거예요. 왜냐면 위안화 절하가 중국 수출을 증가시키고. 우리나라 수출 대부분은 중국 중간재 수출이라서. 그렇지만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죠. 이렇게 최근의 글로벌 매크로 이면에는 미국이 시도하는 국제정세의 아키텍쳐가 있는 거죠.

 

어쨌든 미국 금리 인상은 6월로.

 

6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9월일 거에요.

 

지표가 좋게 나오고 있잖아요.

 

미국 지표는 재밌는 게  고용시장은 그냥 계속 좋아요. 월 20만 건 이상의 고용 창출이  계속 산출되고 있어요. 2.5퍼센트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고용이 대략 20만건에서 25만건 정도 인데 지금 그렇게 된 지가 몇 십 개월이 됐어요. 미국은 상당히 경제가 호황인 셈인데. 대신 유가가 크게 빠졌는데 소비가 별로 돌아오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미국 사람들은 지금 주머니에 돈을 쌓아두고 소비 대신 저축을 하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럼 이것이 만약 지출로 이어진다면 2분기, 3분기로 이어지면 미국은 선순환으로 가면서 금리 인상을 할 수 있겠죠. 지금 연준은  심각하게 시기를 조절하며 간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금리 인상이 한국에 미칠 영향과 그게 외교적 관계에 미칠 영향들이 있을텐데요.

 

저는 몇 년 전부터 한국이 금리를 빨리 내려야 된다고 주장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주장을 하면 “가계부채가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금리를 내려”와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가 금리를 내리면 자본유출이 일어나서 뭐 어쩌고”란 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어요.

 

지금도 나오고 있는는 얘기에요.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우리나라가 내려서 자금유출이 일어나서 그게 경제위기로 이어진다는 얘기는 너무 멀리 간 얘기에요. 그런 형태의 자금유출은 금융 위기 상황에서나 나오는 얘기고. 사실 그런 위기상황이 최근 몇 나라에 있긴 했어요. 작년에 터키도 그랬고 인도도 그랬고. 그 때가 딱 양적완화를 폐지하거나 축소한다고 발표를 하고 나서 인도에서는 엄청난 자본 유출이 우려돼서 중앙은행 총재인 라구람 라잔이 금리를 올려버렸죠. 근데 아나요?. 인도가 금리를 계속 내리고 있는 건. 얼마전에도 또 내렸죠. 터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무조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요. 일단 자금유출을막아야되니까. 하지만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금리를 내립니다. 터키같은 경우엔 금리를 올렸다 내린 간격이 불과 한 달 밖에 안되고요.

 

사실 금리를 올리게되면 경제가 위축되니까 그걸 오래 견딜 수 있는 정권은 없죠.

 

러시아같은 경우에도 유가 폭락으로 자금 유출이 걱정되니까 금리를 몇 프로씩 올렸다가 또 내렸죠.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다시 경제를 상용시킨다는건데. 제가 느끼기엔 미국 금리 인상에 정치, 외교적인 함의는 결국 그 순간에 그 한 방으로 중국을 무너뜨린다는 것 같아요.

 

제 책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에서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금융위기가 끝나고 나면 미국이 하나의 단일 헤게모니를 주도하는 걸 사람들이 깨닫게 될 거라고 주장했는데 지금이 그 과도기에요. 풀장에 물이 빠지고나면 과연 누가 빤스를 안 입고 있는지 알게 될 거라고.

 

6. G1?!

 


어떠세요. 결국 G1이냐, G2냐, G0냐. 이 세개잖아요. 금리 인상은 G1이냐, G2냐, G0냐의 빤스를 보여주는 상황이죠. 누가 빤스를 안 입고 있는지 알게 할 것이고. 그럼 이 상황에서 한국이 배팅을 어디에 해야되느냐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는거죠. 이게 오늘 주제 리퍼트 케이스도 그렇고 2015년 상반기 한미관계에 대해서 짚어야하는 건 이제까지는 대통령이 중국어를 잘한다 등등의 이유로 한중과 한미 관계에 있어서 등거리 외교를 해왔던 게 사실이고 거기서 뭔가 얻으려고 했는데 사실 결과적으로 얻은 게 아무것도 없어요. 대북관계에 있어서도 풀렸던 것 같지 않고. 올 해 여름 정도 8.15 때 뭐 풀지 않는 한 그 다음엔 없을 겁니다. 그러면 대북관계 풀지 못 하면 결국 경제적 이득이라도 얻어야 된다면 이게 G1이라고 결정이 된다면 그럼 한국은 이 참에 한미관계를 일본만큼 가까이 만들어내는 외교 역량에 집중을 해야겠죠.

 

우리의 선택해야 하는 경제, 외교, 대북정책 모두 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요. 경제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협력도 필요하고 그 다음에 대북정책에 있어서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경제적 힘만 갖고는 렵습니다. 미국의 도움 없이, 일본의 도움 없이는 어려워요. 그래서 외교정책 대해서 오판하면 경제정책도 잘 하기 어렵습니다.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통일대박론”이 박근혜 대통령의 선언이었는데 북한처럼 우리와 같은 언어를 공유하면서 인접해있는 국가가 저렇게 낮은 GDP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어마어마한 포텐셜이거든요. 평균 이하의 성장을 하는 경제가 조금만 좋은 바람직한 정책과 자금이 들어가면 평균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은 거의 확실한 사실이에요. 따라서 북한은 무너지는 것보다는 왕래하고 협력하는 게 좋아요.

 

북한과 관련된 그 대박은 다음 잡담에서. 어쨌든 한국은 길을 선택할 때가 됐다에요. 리퍼트 테러가 그거에 기점이라는거죠. 신호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이미 한중일 삼국 외교장관 회담도 열렸잖아요. 한중일 정상회담은 시간 문제죠. 아베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폭탄 발언만 안 하면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열리게 돼 있어요. 이때 한국은 뭘 얻고 뭘 내줄 수 있을까요.

 

 (웃으며) 그나저나 발레하시는 분들 뭐하시는 분들인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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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동조와 신기주 KIM&SHIN